2024의 마지막이 될 뻔한 올해의 첫 책
진실의 흑역사 (2020, 톰 필립스)
진실과 거짓말, 그리고 개소리에 대해 정의하고 그들이 인류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논의한다. 잠시 오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말씀드리자면 거짓말과 개소리의 미묘한 차이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새해부터 좋지 않은 단어를 듣고 불쾌해 질 수도 있으니.
거짓말은 진실을 아는 사람이 진실과 다른 사실을 말하는 것, 그리고 개소리는 진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무거나 꾸며서 말하는 것이라 말한다. 아래 책에서 인용해 온 구절을 보면 알 수 있다.
1. 거짓말이란 진실이 무엇인지 본인이 안다고 확신해야만 할 수 있다. 개소리는 그런 확신이 전혀 필요치 않다.
2. 그래서 프랭크러트는 "진실에 관한 무관심이야말로 개소리의 본질"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책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은 "거짓말이 지구 반 바퀴를 돌 동안 진실은 아직 신발끈을 매고 있다"이다. 그만큼 거짓말 혹은 개소리가 매혹적이고 검증을 거치지 않고 급속도로 번진다는 이야기다.
내 생각에 이 책은 폭 넓은 독자층을 가질 수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거짓말의 역사책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읽기에도, 우리가 매일 마추지고 지껄이는 개소리에 대해서 심도깊게 생각하기에도 좋은 도서이다.
나에게는 책의 가장 첫 부분이 인상깊었고 나머지 중간 부분들은 재미난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했고 맺음말에서는 나름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요약하자면 구조적으로도 잘 쓰여진 책이라 생각이 든다. 다만 서두에서 끌어온 흥미의 깊이가 본문까지는 이어지지 못해 본문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저자의 다른 책인 "인류의 흑역사"도 읽고 싶었으나 밀리의 서재에는 없다.
매번 책을 읽고 장문의 리뷰를 남겨야 한다는 압박감에 혹은 그냥 귀찮은데 유튜브나 보자하는 마음에 독서를 게을리 한 2024년을 보낸 것 같다. 올 한해는 다른 목표보다 책 100권 읽기를 실천해 보려한다. 이 책에 대한 나의 평점은 4.0/5.0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