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나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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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11

시계를 사줬다

우리 애들은 만으로 6살 그리고 5살이다. 아이들은 종종 나에게 지금이 몇 시냐고 묻곤 했다. 아이들로서는 궁금할 것 같았다. 이제 집에 가야 하는지, 놀아야 할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학교에는 언제 가야 하는지 그 답을 스스로 찾지 못했으니 말이다. 언제나 부모가 10분 남았다와 같은 말로 일러주고 다급하게 늦었다는 고함 소리를 듣고 나서야 정말 때가 되었구나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모습이 어쩌면 나침반 하나 없이 망망대해에 떠있는 기분이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물론 나침반을 가진 든든한 어른이 옆에 있으니 물어보면 되긴 했지만 말이다. 뭐 시계하나 사주면서 이렇게 말을 많이 하나 싶을수도 있는데 내게는 의미가 크다. 왜냐면 요즘 나 스스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중이기 때문이기..

하기 싫은 일을 즐기려 노력해보기

살다보면 하기 싫은 일이 하나쯤 있지 않은가? 아니, 하기 싫은 일은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해야하는 일들이다. 이럴 때 어떻게 이런 싫은 일들을 해나갈 수 있을지 내 나름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군생활 2년차에 화생방부대의 소대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소대장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있던 부대는 전시에 예비군이 편제가 되어야 장비를 제대로 가동시킬 수 있는 부대였다. 평소에는 기본훈련과 장비정비 등이 주된 업무였다. 화생방부대로서 많은 제독차와 정찰차를 지니고 있었는데 매일 아침 차량들 시동을 걸고 장비들을 돌아가며 잘 작동되는지 점검했다. 장비들 중 작동이 잘 안되는 장비는 따로 빼내어 조금씩 분해해가며 기름칠을 하고 조이고, 부품을 찾아서 끼웠다. 한번도 그런 일을 해본..

빈부격차에 관하여

아직 읽고 있는 책에서도 불평등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잠시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안타깝게도 뉴스나 각종 미디어에서 불평등 지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불평등 지수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상위 10% 소득과 하위 10% 소득을 비교하는 '소득 10분위 배율' (물론 소득 20분위 배율 등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지니 계수 (Gini Coefficient)이다.  소득 10분위 배율은 모든 사람의 소득 수준을 1등부터 꼴등까지 일렬로 죽 세워놓았을 때, 그 중 상위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의 임금과 하위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의 소득의 비율을 구한 것이다. 수학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다. $$소득 10분위 배율 = \frac{ 상위 10퍼센트의 임금 }..

인생의 균형잡기

살아가다보면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하지만 '균형잡다'는 말을 잘못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균형이란 이 기준과 저 기준, 알맞게 옮겨다니는 것을 의미하지 여러 기준 한 가운데 위치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전 포스팅에서 책을 읽고 쓰는 것에 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다시 한 번 요약하자면 책을 읽는 과정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나에게 투영하는 과정이고 책을 쓰는 과정은 나의 이야기를 남들이 들을 수 있도록 투사하는 과정이다. 이 때도 마찬가지이다. 균형이란, 남에게 투사하는 것인지 남으로부터 투영되는 것인지 그 사이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을 때도 그냥 남 얘기라고 생각하거나 글을 쓸..

삶에서 미분과 적분 하기

아무리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미분과 적분에 대해 들어는 보았을 것이다. 미분은 순간적인 변화율이고 적분은 지금까지의 총변화량이다. 운전을 생각하면 쉽다. 지금 내 차의 속도는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미분 값이고 지금까지 온 거리는 속도를 시간으로 적분한 총 거리이다.  이러한 미분과 적분은 단순히 수학의 영역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생을 설명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은 적분으로 볼 수 있다. 학위, 자격증, 저서, 경력 등은 우리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룬 결과물이다. 이들은 우리 삶의 면적을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우리의 상태, 즉 모멘텀은 미분으로 나타낼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얼마나 동기 부여되어 있고, 얼마나 활력 넘치는지, 얼마나 빠르..

유행 편승에 관하여

내 느낌에 한국은 유독 유행에 민감한 나라다. 누군가 어떤 노래를 듣거나 어떤 옷을 입으면 순식간에 온나라로 확산이 된다. 러시아에 있을 땐 유행에 민감한 젊은 대학생들과 주로 지냈기에 한국에서 건너온 유행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주로 가족이 있는 대학원생 혹은 박사후 연구원과 주로 지냈는데 이들은 유행에 아주 민감하지는 않았다. 대신 한국을 한 번씩 다녀오곤 하면 그 때마다 꼭 최신 한국 유행을 반영하는 옷이라던지 물건들을 사오곤 했다. 이런 일련의 경험들은 나에게 한국인도 나이가 들며 유행에 둔감해지곤 하지만 한국에 다시 가면 그 물결에 다시 올라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작년에는 한국에서 조카들이 왔다. 14살, 그리고 10살의 소년들로 유행의 급류 그 한가운데 살고 있다고 해..

달리기의 장점

올해에는 1년간 1000km 달리기를 새해의 목표로 삼았다. 작년 11월부터 천천히 시작했는데 점점 뛰는 것에 대한 장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점까지는 아니지만 먼저 일러두고 싶은 것이 있는데 하루에 3 km 뛰어서는 다이어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평균적으로 200에서 250 kcal를 소모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1g에 4 kcal를 담고 있는 탄수화물 50에서 60g이라고 계산할 수 있다. 저울로 60g을 잰 다음 들어봐라 얼마나 하찮은 양인지 알 수 있다. 초코파이 하나가 170 kcal 정도라니... 다이어트에 대한 나의 신념이 있는데, 운동보다는 덜 먹어야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여튼 다른 달리기의 장점으로 돌아오자면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잘 알다시피 첫 번째로는 건강이다. ..

더닝 크루거 효과

출처: 링크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더닝 크루거 효과라는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요즘은 많이 알려져 있는 듯하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능력이 더 쌓이면 자신의 우매함을 깨닫고 자신감이 오히려 하락한다. 그 후에 경험이 쌓이고 깊이가 깊어지면 다시 자신감이 오른다는 현상을 더닝 크루거 효과라고 한다.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은 위험하다"라고 한 중세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나도 한 때 그랬던 것 같아 스스로에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조금 옆으로 샛지만 이번 글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더닝 크루거의 곡선은 반복해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매함의 봉우리(책 한권만 읽은 상태)가 여러 번 나타날 ..

결혼은 어깨주식과 반대로 (어깨에 사서 무릎에 팔아라)

이번에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재미나게 해볼까 한다. 주식시장에서 오래도록 쓰이는 격언에는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라는 말이 있다. 최저점이 아닌 중저점에서 매수하고, 최고점이 아닌 중고점에서 매도해 적당한 수익을 남기라는 말이다. 그 이유는 누구나 최저점에 사서 최고점에 팔고 싶지만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실가능한 시점에 매매를 하여 타이밍을 놓치지 말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결혼과 이혼은 이 반대로 하는 전략을 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깨에 결혼해서 무릎에 이혼하는 것이다. 많은 이성과 만나볼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적은 이성과 만나볼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트렌드를 보면 남성이나 여성이나 완벽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좀 더 만나보면 알 수 있겠지, 다른 ..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이 말은 어디에서 유래 했을까. 잠시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일본의 만화 '베르세르크'의 대사에서 가져온 말 임을 알 수 있다. 원문은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 거야'인데 역시나 원문이 문장의 의미를 더욱 명확히 전달하는 듯 하다. 출처야 어찌됐든 우리는 이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알고 싶을 것이다. 이러한 질문에 명확한 답이 있냐 싶지만 나는 이 명제가 거짓이라 믿는다. 내가 수정한다면 다음과 같이 문장을 고칠 수 있을 것이다.  도망친 곳이 항상 지옥은 아니다.오히려 낙원에 가까울 지도. 극단적인 예시지만, 얼마 전에 탈북민 박연미 씨의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됐으면'이란 책에서 그녀의 인생 드라마를 엿 볼 수 있었다. 그녀와 그녀의 가족은 단지 지독한 배고픔을 피하기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