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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원으로 생각하는 것의 위험성

Jeongwon Seo 2024. 10. 16. 11:02

 

아이들아. 세상은 생각보단 조금 복잡하단다. 애석하게도 우리의 사고 능력은 먼 과거의 동굴에서 살던 석기시대의 선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해. 선조들은 위협이 나타나면 회피하고 먹을 게 나오면 먹는 그런 1차원적 생활을 했겠지? 선조들에게는 좋고 나쁨을 복잡하기보단 단순하게 빠르게 감지하는 것이 중요했을 거야. 지금 우리도 틈만 나면 뭐든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지. 

 

그런데 있잖아? 이러한 사고는 지금처럼 복잡한 사회에서 굉장히 무서운 생각이 될 수가 있어. 예를 들면, 우리의 소득을 정하는 요소가 남자와 여자 이렇게 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그것이지. 혹자는 소득은 나이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거야. 또 다른 사람은 소득은 가정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 모두 맞는 말일수도 있고 틀린 말일 수도 있어.

 

머리가 지끈지끈 할 수 있지만 수학적으로 한 번 이 사회문제를 들여다보자. 너희가 언제 이 글을 읽을지 모르겠지만 그 맘때 즈음에는 학교에서 이미 함수를 배웠을 거라 생각해. 함수는 어떤 입력을 받아서 출력을 내는 모든 것들을 지칭하는 말이지. 그럼 소득을 결과라고 생각해 봐. 그러면 입력에 성별만 넣으면 소득을 예측할 수 있을까 아니면 성별과 나이, 가정환경 등 많은 다른 변수들을 넣는 게 더 좋을까? 당연히 후자겠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대부분의 현상들은 이처럼 다변함수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단순히 어느 한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거지. 

 

소득을 예로 들었으니까 우리 끝까지 가보자. 남자와 여자의 평균 혹은 중위소득이 차이가 난다는 건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야. 대부분의 나라 혹은 모든 나라에서 남성의 소득이 여성의 소득보다 평균적으로 높아. 그렇다고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소득을 많이 가져갈 수 있다는 주장은 매우 위험해. 우리의 뇌는 거부를 할지 몰라도 이 문제를 단변함수가 아닌 다변함수로 고쳐야 해. 남자와 여자가 가지는 서로 다른 특성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봐. 그리고 이러한 특성들과 소득을 연결하면 어떤 상관관계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정서적 안정성, 외향성, 지적 개방성, 친화성, 성실성처럼 누군가 분류를 해놓은 특성을 사용할 수도 있고 직접 찾아볼 수도 있겠지. 물론 아빠가 말한 각각의 특성도 더욱 세분화해서 나눌 수도 있을 거야. 

 

자, 이제 우리가 찾은 특성과 소득의 관계를 한번 찾아 보는거지. 남성이라 할지라도 앞서 말한 특성들이 낮다면 소득이 낮을 거라 생각해. 그리고 여성이라 해도 남성못지않게 좋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면 소득이 높겠지. 그러면 우리는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특성들을 추려낼 수 있을 거고 소득을 구분 짓는 결정적인 요소가 성별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거야. 이에 아빠가 존경하는 조던 피터슨이라는 교수가 TV 사회자와 나눈 대화가 있는데 꼭 한번 보길 바래.

 

https://www.youtube.com/watch?v=8XflXkcpekE

 

아까도 말했듯이 이런 위험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우리 뇌가 거부하더라도 문제를 조금 더 복잡하게 생각하자는거야. 사실문제를 더 복잡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좀 더 사실과 가깝게 보자는 거지. 본질에 더 가까워 지라는 걸 말해주고 싶단다. SNS가 발달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 또는 사람, 싫어하는 것 또는 사람으로 구분 짓고 그것들만 가까이하려고 해. 그리고 반대편의 주장은 다 틀리다고들 하지. 애석하게 문제를 본질에 더 가깝게 보려는 사람의 자리는 더 줄고 있어.

 

하지만 아빠는 그런 사람이 결국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 네가 평생 믿고 추종해왔던 것이 가짜였고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니. 세상에 단순히 파악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아. 특히 네 인생과 관련된 것들은 더더욱 그렇지. 문제를 필요 이상으로 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당연히 없지만, 네 주관을 가졌으면 한다. 어느 부모나 그렇겠지만 아빠는 너희가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단다. 너희가 본질로 다가가려는 수고로움을 담당할 수 있는 용기를 낼 때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변하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단다. 아빠의 사랑도 변할거야. 더 사랑하거나 덜 사랑하게 변한다고만 생각한다면 아직도 1차원적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거란다. 아빠의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적으로 더 격해질 수도 있고, 표현이 적어질 수도 있지. 변한다는 것 이렇게 여러 방향으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거야. 잊지 말길 바란다. 

 

너희가 진정한 행복을 찾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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