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육류 소비와 그에 따른 동물 도살 문제는 다양한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비난은 동물을 도살하여 공급하는 공급자에게로 향하죠. 하지만 그들만 비난한다고 과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조금 다른 관점으로 바라봅시다. 소비자층이 감소하면 필연적으로 육류의 공급 규모 또한 축소되며, 이는 도살되는 동물의 수 감소로 이어집니다. 그러니 단순히 육류 공급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본질을 놓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전 몇번의 글에서도 파악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왜냐면 이 육류소비/동물도살 문제 또한 소비자의 요구가 없는 시장은 지속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의 소비 변화가 먼저 이루어져야만 공급 체계도 이에 발맞추어 변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서 비슷하게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와 같은 논리는 사회의 여러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패스트 패션 업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패스트 패션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비윤리적 노동 문제를 초래한다고 비난하지만, 이러한 제품의 소비가 계속되는 한, 공급자들은 그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계속해서 제품을 생산할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저렴한 의류를 선택하는 대신, 환경과 노동 조건을 고려한 소비를 선택할 때만 공급 체계에 변화가 생깁니다. 또 다른 예로는 탄소 배출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산업계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탄소 배출량은 자주 비난받지만, 개인 소비자의 행동이 바뀌지 않는 한 기업들도 계속해서 기존 방식의 생산을 지속할 것입니다. 개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의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고,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채택할 때, 기업들도 이에 대응해 생산 방식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커집니다.
사회적 책임을 논할 때, 흔히 공급자에게 비난의 화살이 집중됩니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의 선택과 행동이 공급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간과한 것입니다. 육류 소비 문제와 패션 업계, 탄소 배출의 문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소비자가 구매를 억제할 수록 공급자는 변화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공급의 감소로 이어집니다. 소비자의 요구가 사회적 문제의 중심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문제의 원인보다는 결과만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문제 해결의 책임을 제대로 나누지 못하게 만듭니다.
제가 제일 말씀드리고 싶은 건 사회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에 가깝습니다. 정치인과 언론인을 비난하는 것은 쉽습니다. 왜냐면 비난 받는 것은 내가 아니거든요. 하지만 과연 이게 본질일까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정치인의 거짓말을 소비하는 우리, 그리고 언론인의 말도 안되는 기사를 소비하는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해 본 적 없으신가요? 과연 정치인과 언론인이 보여주는 세상 속에서 어떤 소비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그 답은 우리 스스로가 현실에 대한 자각 능력을 가지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소비자가 먼저 변화할 때 공급 체계도 그에 맞춰 변화하며, 이는 사회적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p.s. 현실감각을 키우기 위해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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