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온지 일주일이 되었네요. 시차적응도 막 끝낸것 같고 해서 이번 포스팅에선 아이들과 함께한 시차적응기를 공유드리고자 해요.
저희는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 도착했어요. 수하물 캐리어가 8개 기내용이 두개, 백팩에 쌍둥이 유모차까지 짐이 정말 많았어요. 짐을 다 찾고 카트에 싣고 나니 카트 3개에 쌍둥이 유모차, 어른이 둘이니까 어쨌든 두개씩 밀어야 했던 거죠. 근데 카트가 무거워서 두개씩 밀기는 힘들었고, 하니씩 조금씩 밀면서 공항 출구까지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 짐을 실었던 벤, 공항, 기내 사진 몇 장 보여드릴게요.
집으로 가는 길은 두시간 반 정도 되는데, 다들 피곤했는지 차 안에서 잘 자더라구요. 집에 와서도 바로 침대로 가서 가족들은 새근새근 잠에 들었고, 저는 간단히 먹을 것들 좀 사러 나갔다가 밥도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녁 6시가 되어도 일어나기 안길래 저도 잠들어 버렸네요. 보통 저는 시차 적응이 별로 필요가 없는데 애들이 있으니까 새벽에 깨고 그래서 저도 시차를 조금 많이 느꼈던 것 같네요.
애들이 오니 조용했던 집이 시끌벅적 아주 난리도 아니네요. 빨래 외에는 집 정리를 하지 않아도 큰 무리 없이 살았는데, 애들이 오니 두 세번씩 치워도 항상 거실은 난장판이에요.
아무래도 가족들과 1년 반 만에 같이 살다보니 살게 많았어요. 혼자 사느라 별로 사놓은 것도 없었고, 그냥 대충 먹고 사무실에 출근만 해서 그런지 기본적인 향신료부터 주전부리까지 다 사야했어요. 근데 항상 마트를 다녀 오고 나면 그런거 있죠. "아 맞다 그것도 있으면 좋을거 같은데" 혹은 "그거 샀어야 했는데" 같은거요. 날씨도 마침 엄청 덥기도 해서 마트를 자주 다녔네요. 아래는 월마트에서 사준 선글라스 쓰고 좋아하는 딸래미 입니다.
애들이 집에만 있으면 심심해 할 것 같아서 옆동네에 동물원도 다녀왔어요. 시에서 운영하는 동물원인데 예전에는 공짜였다가 지금은 2달러씩 받고 있네요. 당연히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긴팔 원숭이, 나비 공원, 염소 먹이주기 체험 등 생각보다 볼 것도 할 것도 많아서 좋았네요. 맞은 편에는 주변을 도는 기차도 2달러에 탈 수 있었지만 저희는 안탔고, 옆에 놀이터에서 애들이 재미있게 놀아서 이 날도 아이들은 행복해 보이네요.
하루는 차를 빼려다가 후진하면서 차를 박았어요. 한 번도 작은 기스도 낸적이 없는데, 아이들 핑계를 대보자면, 항상 정신이 없어서... 그런 것 같네요. 저는 Roots라는 보험을 쓰는데, 참 전화연결도 잘 안되고 이메일에 답장도 안하고 고객서비스가 너무 별로네요. 지금까지는 사고 낸 적이 없어서 싼 보험료에 매우 만족하면서 쓰고 있었는데 막상 사고처리 하려고 하니 시간도 오래걸리고 조금 답답했네요. 그래도 만약 SSN(미국의 주민번호)가 있다면 미국에서 가입할 수 있는 자동차 보험 중에 가장 싼 보험사 중 하나이니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하루는 친한 후배가 점심 초대를 해주어서 가족들과 다 같이 놀러 갔어요. 그 친구 아내가 만삭인데 일주일 정도 뒤에 유도분만을 계획했다 하더라고요. 가서 맛난 갈비탕도 먹고 곧 귀국한다고 하기에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돌아왔죠. 후배가 더운 날 가면 좋다고 쇼핑몰에 있는 작은 실내 놀이터를 추천해줘서 낮잠을 잔 후에는 거길 다녀왔어요.
자고 있는데, 새벽 1시 20분 경 그 후배가 왠지 애기가 나올 것 같다고 전화를 하더군요. 제 아내도 첫째 임신했을때, 몸을 좀 많이 썼더니 애가 좀 일찍 나왔거든요. 후배 아내도 저희 초대한다고 고생해서 일찍 나오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저희 집에 와서 18개월 쯤 된 그 집 첫째 아기를 맡기고는 후배 부부는 산부인과로 갔고요. 저희는 주원이라는 아기와 하루 같이 지내게 되었어요. 엄마 아빠랑 항상 같이 지내다가 잘 모르는 사람이랑 있어서 그런지 잠을 통 안자던데 밥도 잘먹고 잘 놀아서 데리고 있는 건 많이 힘들지 않았네요.
가족들과 함께 있으니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 같네요.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고 이제는 제법 말도 잘 해서 대화하는 것도 종종 재미있네요. 가족이 없는 동안 학업에 좀 더 집중 할 수 있었으니 이젠 가족과 학업 두 개를 적절히 안배를 해서 지내봐야 할 듯 해요. 다음 가족 이야기 포스팅으로 또 돌아오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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