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선 여러분께 저의 대학원 생활에 대해서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아무래도 가족도 같이 있고 코스웍도 다 끝난 상태라 누구나 비슷하게 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생활을 보며 간접 경험을 한다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일단 글부터 쓰고 나중에 브이로그 방식으로 동영상도 한 번 올려볼까봐요. 새로운 시도는 항상 긴장이 되네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아침 8시 45분에 아이들을 데리고 어린이집으로 출발해요. 아이들을 받아주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딱 시간에 맞춰 가야해요. 아이들을 데려다 놓고는 출근을 해요. 제가 없을 때 아내가 차를 써야하기에 차는 아내에게 보내고 저는 고맙게도 같은 랩 중국 친구가 데리러 와줘요. 이 친구가 제 부사수인 것 같은데 고마우면서도 업무적으로는 답답할 때가 많아서 제가 호의를 받고는 매번 혼내는게 미안하기만 하네요. 나중에 밥 좀 사줘야겠어요.
차로 10분 정도 거리라 주차장에서 사무실까지 가는 시간도 더하면 대충 9시 15분 쯤에 제 사무실에 도착할 수 있어요. 작년 가을에 사무실을 교수로부터 분양받았는데 그 후 얼마 있다가 같이 사무실을 쓰는 포닥이 중국으로 돌아가서 1년 넘게 혼자 이 공간을 쓰고 있네요. 보통 교수들이 혼자 쓰는 사무실인데 운좋게도 대학원생인 제가 혼자 쓰고 있어요. 문도 닫으면 방음도 잘 되어서 불필요한 소음 등의 요소로부터도 집중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줘서 좋아요. 근데 정말 사무실을 분양받고 연구 효율이 많이 올라간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하며 일하고 있죠.
일단 사무실에 도착하면 커피를 한잔 타먹어요. 사무실에서 조금 걸어가면 캡슐커피머신이 있어요. 커피를 한잔 내려서는 사무실에 와서 일을 시작하죠. 뭐 대중없이 일을 시작할 때가 많고요. 다행히도 요즘은 출퇴근 시간이 고정되어 있어서 주어진 시간에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전에 가족이 미국에 없을 때는 낮이나 밤이나 주중이나 주말이나 별 차이가 없었는데, 그 때랑 비교해 봤을 때 하는 일의 양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서 만족합니다.
요즘은 재미로 파이썬 수업을 하나 듣고 있는데, 커피 한 잔 하면서 수업 과제를 좀 하고 제가 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처리하는 업무를 하기 때문에 서버에 넣어놓은 작업들이 있다면 확인하고 아니면 교수가 시킨 일들을 합니다. 요즘은 박사 논문 예비 심사를 앞두고 있어서 그거 준비한다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그리고 제 부사수인 그 친구를 좀 지도해 주고 할 일을 조금 하면 점심 시간이에요.
보통은 라면을 전자렌지에 데워 먹었는데, 요즘은 다이어트 한다고 샐러드에 닭가슴살을 먹어요. 그래도 그간 맛있는 거 먹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점심 먹고는 연구실 근처 산책을 해요. 멋진 구조물이 연구소 건물 바로 밖에 있고 요즘은 날씨도 좋아서 산책하기에 좋네요. 30분 정도 산책하고 연구실에 돌아와서 한 숨 돌리며 유튜브 한 개 보면 점심 시간은 끝이고요. 오후에도 비슷하게 교수가 시킨 일을 하죠. 요즘은 제법 경험이 쌓여서 그런지 교수가 무슨무슨 결과를 만들어 와라라는 말 대신 우리가 이걸 해결해야 하는데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하거든요. 그래서 잘 될때는 정말 잘되고 안될때는 뭐 시간만 흐르죠. 그래도 지금까진 나름대로 잘 해결해 온 것 같아요. 아직 영어로 무언가를 쓰는 건 너무 고됩니다. 항상 써가면 교수가 거의 테라포밍 수준으로 처음부터 다 바꿔놔요.
특별한 일이 없는 날엔 4시가 되면 뛸 준비를 합니다. 요즘은 20분 뛰고 40분 걷는 걸로 바꿨는데 만족스럽네요. 그러면 5시쯤 집에 도착할 수 있고 토끼같은 애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어요. 씻고 저녁 간단히 먹고는 아이들과 놀아주고 씻기고 그러면 8에서 9시쯤 되거든요. 그 때부터 아내랑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도 있고, 가끔은 술도 먹고, 가족토의를 하기도 하고, 취미생활도 합니다.
사실 별거 없죠? 조금 널널한 것 같기도 하고요. 근데 매일 왜 이렇게 피곤한지 모르겠어요. 일주일에 한 번은 10시간 정도 정말 푸욱 자거든요. 그리고 애들이 오니 일주일이 정말 빨리 끝나요. 월화를 보내고 나면 수요일이고 목요일까지만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가서 금요일에는 하루 종일 애들 엄마랑 집에만 있거든요. 그래서 웬만하면 금요일은 평소보다 더 일찍 퇴근하려고 노력중이에요. 그리고 금요일에는 아무래도 친구들도 만나고 한숨 돌려야죠. 그리고 나면 토요일엔 한국학교에 가고 일요일은 교회가고 그럼 일주일 뚝딱이에요. 그래도 뭔가 꽉꽉 찬 일주일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함은 느껴지는 어느 대학원생의 하루와 일주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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