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카들과의 남은 여정은 로스앤젤레스와 가는 길목에 있는 조슈아트리국립공원을 구경하는 것 정도 남았네요. 그랜드캐년에서 조슈아트리국립공원 가는 길에는 주유소 또는 화장실이 많지 않아요. 보일 때 차에 기름도 넣고 미리미리 화장실로 다녀오는 것이 좋겠네요. 저희도 아이들이 화장실 가고 싶다고 할까 봐 긴장을 많이 했네요. 그래도 별 탈 없이 조슈아트리국립공원까지 잘 도착했어요.
<조슈아트리국립공원, 추천일정: 0.5-1일>
여행하다가 보면 "어? 생각보다 별로인데?" 하는 여행지도 있지만 "와, 이걸 몰랐네?" 하는 여행지도 있죠. 저희에게 후자가 조슈아트리국립공원이었어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조슈아트리를 볼 수 있는 공원인데요. 딱봐도 이국적으로 생긴 나무가 있어서 뭐가 조슈아트리인지 구분하기 쉬워요. 물론 사진을 미리 보고 가는 것도 좋죠. 아래 사진처럼 생겼거든요.
하지만 조슈아트리보다도 저희는 돌을 타고 다니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가시면 아래처럼 생긴 거대한 돌들이 정말 많거든요. 그 사이를 혹은 위를 탐험하는 게 정말 재미나더라고요. 혈기왕성한 두 조카가 있어서 그런지 저와 경쟁적으로 높은 곳에 올라가려고 했고 쪼그만 저희 아이들도 아빠랑 사촌오빠랑 형이 올라가니 따라가고 싶다고 엄청 졸랐어요.
아래 보이시나요? 맨 앞에 제가 있고 조카 둘이 바짝 쫒아오고 있고, 저희 애들도 무섭지만 따라가려고 뒤에서 애쓰고 있죠. 돌만 두 시간은 탄 거 같아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반나절 혹은 한나절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신나게 돌을 타고 저녁에는 텍사스로드하우스에 갔어요. 조카 녀석들이 워낙 많이 먹기도 하고 해서 좋은 걸 사준 적이 많지 않은 것 같은 데 가기 전에 스테이크라도 배불리 먹이려고요. 다행히 넉넉히 시켜서 그런지 남긴 했습니다. 남자애들 식성을 정말 대단하네요. 이제 조카들과는 마지막 여정만을 남겨놓고 있네요. 조카들을 한국 보내고는 저희는 라스베가스까지 다시 가야 하는 일정이 남아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추천일정: 1-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저희가 제일 먼저 간 곳은 천사의 문 공원에 있는 한국 우정의 종이라는 기념물이에요. 미국 돌립 200주년을 맞아 한국과 미국의 우정을 기리기 위해 1976년 10월 3일에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기념 식수도 발견할 수 있었고요. 조카들에게 미국과 우리나라의 관계에 대해 한 번 더 일러주고 국제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생각보다 조카들이 굉장히 삐뚤어진 역사를 알고 있다고 느껴졌어요. 교과서 어딘가에 잘못된 내용이 실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참, 아래 작은 놀이터도 있어요.
그리고는 바로 산타모니카 해변으로 향했습니다. 아무래도 비싸기만하고 거기가 거기인 박물관보다는 해변이 좋을 것 같더라고요. 놀이터도 있고 백사장도 있어서 아이들이 정말 잘 놀았어요. 그리고 산타모니카 피어에 가면 작은 놀이동산이 있거든요. 가는 길에 포레스트검프에 나온 '버바 쉬림프' 가게도 볼 수 있고, 66번 도로의 끝 표지판도 볼 수 있어요.
해변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뒤로 하고 서부 버거 맛집인 인앤아웃에서 저녁을 먹고는 그리피스천문대로 향했습니다. 인앤아웃은 항상 사람이 많아서 먹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려 도착하니 꽤나 늦었어요. 그래도 도시에 가면 야경은 봐야겠죠. 훌륭한 야경도 볼 수 있고 입장도 무료인데다가 내부에 천체관측의 역사라던지 보고 읽고 배울 수 있는 게 정말 많아요. 무조건 가봐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아래 파노라마가 잘 나왔네요.
밤이 늦어서 그런지 돌아가는 길 조카들 뿐만 아니라 저희 애들도 차 안에서 다들 잠들었습니다. 숙소에 애들이 재우고 나니 그렇게 조카들과의 마지막 밤은 지나갔습니다.
조카들이 지내면서 서로 싸워서 정말 너무 속이 상했거든요. 세 살 차이가 나는데 대드는 놈이나 이제까지 뭘 했길래 동생이 그렇게 대드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이제 비행기는 조카 둘만 타고 가는데 제발 싸우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공항에서 헤어지려는데 다음에 또 온다고 하더군요. 저희가 마음에 준비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두어달 같이 살며 조카들과 많이 추억을 남긴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저를 잘 따르던 조카들인데 제가 외국에 오래 나와있느라 잘 못 챙겨준 게 항상 미안했었는데 그것도 좀 덜은 기분입니다. 여튼 조카들은 보냈고 저희는 이틀 더 여행을 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여정을 공유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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