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많은 분들이 이 책에 대해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책으로 접하신 분도 혹은 마크 러팔로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로 접한 분들도 계실테지요. 저는 영화로 이 작품을 감상했고 한참이 지나서야 책으로 보게 되었네요. 영화가 나온 당시에도 책이 더 훨씬 더 좋다고 말씀하시는 많은 분들이 계셨는데요. 책은 영화와 다른 여러 가지 독특한 점을 가지고 있어서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 싶네요. 먼저 이 작품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줄거리를 아주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도시에서 갑작스럽게 원인 불명의 전염병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실명하게 됩니다. 첫 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후, 실명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정부는 실명자들을 격리된 시설에 수용합니다. 이 시설에서 사람들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며,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질서가 붕괴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안과 의사와 그의 아내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안과 의사의 아내는 안과 의사가 격리 될 때 자신도 실명했다며 남편을 따라옵니다. 의사의 아내는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이 원인모를 병으로 인해 실명되지 않습니다. 그녀는 실명자들만 가득한 격리소에서 실명자인척 그들을 은근하게 돌보고 이끌어 나갑니다. 지독한 혼돈 속에서도 격리된 사람들은 점차 연대와 희망을 찾으며, 인간의 선함과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줄거리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이 작품이 책으로 읽었을 때 가지는 특성들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먼저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이름 대신 그들의 직업이나 역할로 불립니다. 예를 들어, ‘안과 의사’, ‘안과 의사의 아내’ 등으로 묘사됩니다. 이는 독자들이 인물의 개별적 특성보다는 그들이 처한 상황과 행동에 집중하게 합니다.
작가는 문장부호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대화와 서술이 쉼 없이 이어집니다. 이 점이 저에게는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었습니다. 마치 우리도 어떤 감각이 마비된 것처럼 느끼게 한다고 할까요. 책에서 등장인물들의 눈이 먼 것 처럼 저자가 일부러 문장부호와 줄바꿈을 안해줌으로써 우리도 문장부호의 부재로 잘 안느껴지는 것들을 더듬더듬 알아가게 한 것은 아닐까요. 신기하게도 그리고 다행히도 가끔은 헷갈릴 때도 있지만 책을 읽는데 방해할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굉장히 몰입해서 봤다고 해야겠네요.
극한 상황 속 사람들의 심리를 다룬다는 이 소설의 주제는 당시에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죠. 이 소설 이후에 다른 작품들이 나와서 지금은 어느 정도 친숙한 주제가 되었지만요. 저는 이 소설을 읽다가 문득 진용진이 기획했던 '머니게임'이 떠오르더군요. 구설수는 있었지만 '나라면 이랬을텐데'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눈먼 자들의 도시'와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책의 두께는 조금 있는 편입니다만 중간중간 자극적인 요소도 있고 심리적인 요소도 많아 금세 빠져들어 읽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가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추천드리면서 마치겠습니다.
나의 별점: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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