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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유행 편승에 관하여

Jeongwon Seo 2025. 1. 16. 22:21

내 느낌에 한국은 유독 유행에 민감한 나라다. 누군가 어떤 노래를 듣거나 어떤 옷을 입으면 순식간에 온나라로 확산이 된다. 러시아에 있을 땐 유행에 민감한 젊은 대학생들과 주로 지냈기에 한국에서 건너온 유행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주로 가족이 있는 대학원생 혹은 박사후 연구원과 주로 지냈는데 이들은 유행에 아주 민감하지는 않았다. 대신 한국을 한 번씩 다녀오곤 하면 그 때마다 꼭 최신 한국 유행을 반영하는 옷이라던지 물건들을 사오곤 했다. 이런 일련의 경험들은 나에게 한국인도 나이가 들며 유행에 둔감해지곤 하지만 한국에 다시 가면 그 물결에 다시 올라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작년에는 한국에서 조카들이 왔다. 14살, 그리고 10살의 소년들로 유행의 급류 그 한가운데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이들이었다. 특히 14살의 조카는 미국생활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 교회에 가던 어디를 가던 특히 미국 애들이 조카를 좋아했다고 한다. 큰 덩치에 최신 핫한 패션, 머리스타일까지 본인 말로는 여자애들 몇명 울렸다고도 한다. 이런 한국적인 멋이 좋아보일 수 있지만 다양성을 해치는 것에 나는 항상 우려를 해왔다. 

 

이번 비상계엄도 마찬가지이다. 미리 비상계엄의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이 아님은 다시 한 번 밝힌다. 12월 3일 밤 22시 30분 경 선포된 비상계엄은 다음 날 새벽 1시에 국회에서 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어 해제가 되었다. 윤대통령의 내란죄가 거론되고 전국적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며 탄핵의 요구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근데 지금은 어떤가. 민주당은 탄핵 소추 사유에 내란죄를 철회했고 아주 급격한 속도로 정당성을 잃기 시작했다. 내 눈에는 모든 게 너무 급격하다. 아주 생각없이 자신이 따르는 사람을 끝까지 믿고 가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어렸을 때 부모님들의 언행에서 우리가 그렇게 교육되어 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불만이 있어도 부모가 시키면 일단 한다'라는 사고방식이 우리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만 그 대상이 부모에서 자신이 따르는 연예인이라던지 정치인으로 변한 것일 뿐. 나는 내 자신 스스로가 취약하기에 유행에 취약하다고 생각이 든다. '나 아니면 너'의 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하고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고 기준을 세워야 이런 취약점이 해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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