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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에 관하여

Jeongwon Seo 2025. 2. 9. 02:41

아직 읽고 있는 책에서도 불평등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잠시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안타깝게도 뉴스나 각종 미디어에서 불평등 지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불평등 지수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상위 10% 소득과 하위 10% 소득을 비교하는 '소득 10분위 배율' (물론 소득 20분위 배율 등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지니 계수 (Gini Coefficient)이다. 

 

소득 10분위 배율은 모든 사람의 소득 수준을 1등부터 꼴등까지 일렬로 죽 세워놓았을 때, 그 중 상위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의 임금과 하위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의 소득의 비율을 구한 것이다. 수학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다.

 

$$소득 10분위 배율 = \frac{ 상위 10퍼센트의 임금 }{하위 10퍼센트의 임금}$$

 

이 값이 크면 그 만큼 상위 10퍼센트의 사람이 하위 10퍼센트의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돈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불평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지니 계수(Gini Coefficient)는 소득 불평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0에서 1 사이의 값을 가진다. 0에 가까울수록 완전한 평등(모든 사람이 동일한 소득을 가짐), 그리고 1에 가까울수록 완전한 불평등(한 사람이 모든 소득을 차지)을 나타낸다. 지니 계수는 로렌츠 곡선(Lorenz Curve)과 관련이 있는데, 로렌츠 곡선은 인구의 누적 비율과 소득의 누적 비율을 나타낸 그래프다. 지니 계수는 로렌츠 곡선과 완전평등선($y=x$) 사이의 면적을 전체 면적으로 나눈 값이다. 수학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G = 1-2 \int_0^1 L(p) dp $$

 

여기서 $L(p)$는 인구의 하위 $p$ 비율까지의 소득 점유율을 나타내는 로렌츠 곡선이다. 공식보다는 아래 그래프가 이해를 더 쉽게 도와준다. 

 

 

지니 계수는 소득 분위 배율과 달리 전체 분포를 고려한다는 점에서 더 정교한 지표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조금 더 단순한 소득 10분위 배율을 이용하여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상위 10%에 해당하는 A라는 사람과 하위 10%에 해당하는 B라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겠다. 

 

1번 시뮬레이션: A는 월급으로 2000만원을 벌고 그 중 20퍼센트인 400만원을 저축한다 $S_A = 400$. B도 월급으로 200만원으로 적지만 그 중 똑같이 20퍼센트인 40만원을 저축한다 $S_B = 400$ . 만약 물가상승률(연 6%, $r = 0.06$)을 반영하여 월급이 오른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결과를 수식으로 보면 매우 분명하다.

 

$$\text{A의 n개월 후의 저축액} = S_A(1+r/12)^{n}$$

$$\text{B의 n개월 후의 저축액} = S_B(1+r/12)^{n}$$

 

두 비율은 시간이 얼마나 경과하든 $(1+r/12)^{n}$를 공유하기 때문에 같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 같은 임금상승률을 가진 두 사람의 저축 비율은 일정하게 유지가 된다는 것이다. 

 

2번 시뮬레이션: 1번과 같은 상황이지만 매월 저축 혹은 투자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희망회로를 최대로 가동하여 예상 저축/투자 수익률을 12퍼센트($t=0.12$)로 했을 때 저축 총액은 어떻게 될까? 이것도 고등학교 수학으로 간단히 나타낼 수 있다. 

 

$$\text{A 투자 총액}=S_A + S_A(1+r/12)(1+t/12) + \cdots + S_A(1+r/12)^{n-1}(1+t/12) ^{n-1}$$

$$\text{B 투자 총액}=S_B + S_B(1+r/12)(1+t/12) + \cdots + S_B(1+r/12)^{n-1}(1+t/12) ^{n-1}$$

 

등비수열을 이용하면 결국 $S_A \frac{1}{1-v}$ 혹은 $S_B \frac{1}{1-v}$ 와 같은 결과를 얻게 되므로 비율도 항상 $S_A/S_B$로 유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번 시뮬레이션: 우리 모두 버든 만큼의 일정비율을 저축 또는 투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더 벌기 때문에 더 쓸 수 있지만 어쨌든 필수적인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돈이 더 많기 때문에 2000만원 버는 사람은 아마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이 높을 것이다. 한달에 1000만원을 쓴다하더라도 1000만원이 남는다. 200만원 버는 사람은 아마 대부분의 월급을 식비와 월세 등의 필수비용에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 150만원을 쓰고 겨우  50만원을 저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1000만원을 썼지만 1000만원이 남은 사람과 150만원으로 허리띠를 졸래맷지만 50만원을 저축한 사람. 결과를 봐도 A는 1000만원을 B는 50만원을 저축해서 20배의 차이가 난다. 이러한 차이가 결국 빈부격차를 더 커지게 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단순한 수학 계산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물론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증가폭의 정도의 차이가 있지 사실 어쨌든 증가하는 추세가 정상이라는 게 이번 글의 요지이다. 그리고 불평등 지수가 높다고 불만을 토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올바른 시각이 아니다. 더 올바른 시각은 내가 더 높이 올라갈 사다리가 누군가에 의해 박탈 당했기 때문이다. 이 얘기까지 하면 글이 더욱 길어지고 산으로 갈 수 있으니 다음 포스팅에서 좀 더 이야기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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