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나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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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19

유행 편승에 관하여

내 느낌에 한국은 유독 유행에 민감한 나라다. 누군가 어떤 노래를 듣거나 어떤 옷을 입으면 순식간에 온나라로 확산이 된다. 러시아에 있을 땐 유행에 민감한 젊은 대학생들과 주로 지냈기에 한국에서 건너온 유행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주로 가족이 있는 대학원생 혹은 박사후 연구원과 주로 지냈는데 이들은 유행에 아주 민감하지는 않았다. 대신 한국을 한 번씩 다녀오곤 하면 그 때마다 꼭 최신 한국 유행을 반영하는 옷이라던지 물건들을 사오곤 했다. 이런 일련의 경험들은 나에게 한국인도 나이가 들며 유행에 둔감해지곤 하지만 한국에 다시 가면 그 물결에 다시 올라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작년에는 한국에서 조카들이 왔다. 14살, 그리고 10살의 소년들로 유행의 급류 그 한가운데 살고 있다고 해..

달리기의 장점

올해에는 1년간 1000km 달리기를 새해의 목표로 삼았다. 작년 11월부터 천천히 시작했는데 점점 뛰는 것에 대한 장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점까지는 아니지만 먼저 일러두고 싶은 것이 있는데 하루에 3 km 뛰어서는 다이어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평균적으로 200에서 250 kcal를 소모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1g에 4 kcal를 담고 있는 탄수화물 50에서 60g이라고 계산할 수 있다. 저울로 60g을 잰 다음 들어봐라 얼마나 하찮은 양인지 알 수 있다. 초코파이 하나가 170 kcal 정도라니... 다이어트에 대한 나의 신념이 있는데, 운동보다는 덜 먹어야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여튼 다른 달리기의 장점으로 돌아오자면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잘 알다시피 첫 번째로는 건강이다. ..

텍사스 남부 여행

12월 27일텍사스 서부 여행의 여독 때문인지 생각보다 아이들이 늦잠을 자는 바람에 계획했던 일정보다 조금 늦어졌어요. 아이들이 항상 일찍 일어나기에 따로 알람을 맞추지 않았는데 오늘 따라 늦잠을 잤네요. 그래서 8시 반에 출발하기로 했지만 10시 15분이 되어서 샌안토니오로 출발할 수 있었어요. 제가 어스틴에서 구입한 아쿠아리움 멤버쉽으로 샌 안토니오의 아쿠아리움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먼저 가보았죠. 어스틴의 아쿠아리움보다 두 배 이상 크고 더 큰 동물도 많고 체험할 수 있는 것도 많아 오후 늦게까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여기는 맴버쉽이 없더라도 방문해 봄직 해요.   저녁먹는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숙소에 체크인을 했어요. 체크인을 마치고는 셔틀을 타고 River walk로 향했죠. ..

[텍사스 라이프] 조카 공수 작전

작년에 미국에 왔었던 조카들 중 첫째가 또 오고 싶다는 말을 했어요. 처음에는 빈말인지 알았는데 점점 진짜 올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가 처형이 비행기 티켓을 샀다는 말을 듣고는 정말 오는구나 싶었죠. 비행기는 2025년 1월 9일, 인천공항에서 댈러스로 오는 직항 편이었어요.  1월 9일은 목요일이라 가족들을 전부 데리고 가기도 애매하더라고요. 저희 애들도 학교 빠지기가 좀 힘들고 댈러스에서 딱히 할만한 게 마땅치도 않았고요. 아내는 잃어버린 여권도 재신청을 해야 할 겸 댈러스에 가야했기에 서류를 꼼꼼히 챙겨서 여권 신청과 댈러스로 오는 조카를 픽업하는 임무를 맡겼어요. 미국에서 여권을 신청하고 우편으로 받으려면 반송용 봉투를 사서 가야하는데 제가 깜빡 잊고 있었어요. 그래서 1월 9일 당일에 사려고 하..

텍사스 서부 여행

12월 20일여행은 아침에 꾸물거리지 않고 최대한 빨리 출발해서 여유는 그 다음에 부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섰어요. 출발한지 한 시간쯤 되었을까 갑자기 집에 국립공원패스를 놓고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전에 샀던 국립공원패스는 이용기간이 내년 3월까지라서 약 4개월은 더 쓸 수 있었지만 다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낭비라 그냥 하나 새로 사기로 했어요. 미국의 국립공원은 보통 한 군데 방문하는데 20-30불 하는데 저희가 이번 여행에 국립공원 네 군데를 돌 계획이거든요. 연간 국립공원패스 이용권이 80불이니까 그냥 사는게 낫겠다고 생각한거죠. 출발한지 약 5시간이 걸려 Seminole canyon 주립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가는 길에 국경수비대가 지키고 있는 검문..

더닝 크루거 효과

출처: 링크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더닝 크루거 효과라는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요즘은 많이 알려져 있는 듯하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능력이 더 쌓이면 자신의 우매함을 깨닫고 자신감이 오히려 하락한다. 그 후에 경험이 쌓이고 깊이가 깊어지면 다시 자신감이 오른다는 현상을 더닝 크루거 효과라고 한다.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은 위험하다"라고 한 중세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나도 한 때 그랬던 것 같아 스스로에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조금 옆으로 샛지만 이번 글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더닝 크루거의 곡선은 반복해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매함의 봉우리(책 한권만 읽은 상태)가 여러 번 나타날 ..

결혼은 어깨주식과 반대로 (어깨에 사서 무릎에 팔아라)

이번에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재미나게 해볼까 한다. 주식시장에서 오래도록 쓰이는 격언에는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라는 말이 있다. 최저점이 아닌 중저점에서 매수하고, 최고점이 아닌 중고점에서 매도해 적당한 수익을 남기라는 말이다. 그 이유는 누구나 최저점에 사서 최고점에 팔고 싶지만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실가능한 시점에 매매를 하여 타이밍을 놓치지 말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결혼과 이혼은 이 반대로 하는 전략을 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깨에 결혼해서 무릎에 이혼하는 것이다. 많은 이성과 만나볼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적은 이성과 만나볼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트렌드를 보면 남성이나 여성이나 완벽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좀 더 만나보면 알 수 있겠지, 다른 ..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이 말은 어디에서 유래 했을까. 잠시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일본의 만화 '베르세르크'의 대사에서 가져온 말 임을 알 수 있다. 원문은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 거야'인데 역시나 원문이 문장의 의미를 더욱 명확히 전달하는 듯 하다. 출처야 어찌됐든 우리는 이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알고 싶을 것이다. 이러한 질문에 명확한 답이 있냐 싶지만 나는 이 명제가 거짓이라 믿는다. 내가 수정한다면 다음과 같이 문장을 고칠 수 있을 것이다.  도망친 곳이 항상 지옥은 아니다.오히려 낙원에 가까울 지도. 극단적인 예시지만, 얼마 전에 탈북민 박연미 씨의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됐으면'이란 책에서 그녀의 인생 드라마를 엿 볼 수 있었다. 그녀와 그녀의 가족은 단지 지독한 배고픔을 피하기 위해 ..

글을 읽는 것 그리고 글을 쓰는 것

https://www.youtube.com/watch?v=dr6z0JdcxbI 글쓰기와 관련된 생각이 들어서 짧게나마 옮겨본다.  예전에 이슬아 작가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당시 이슬아 작가는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었다고 한다. 이슬아 작가는 글을 쓸 때 처음엔 누구나 '나'로 시작하는 글쓰기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글을 쓰다보면 그 대상이 나에게서 남에게 주어를 확장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관심을 옮겨가는 과정에서 부지런한 사랑이 탄생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과 삶에 부지런히 접속하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글쓰기라고 한다.  글을 읽는 다는 건 그 반대의 과정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남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에 온전히 비추어 보는 것이다. 같은 상황의 같은 사람은 없기에 최대한 나와 비슷한 ..

진실의 흑역사

2024의 마지막이 될 뻔한 올해의 첫 책진실의 흑역사 (2020, 톰 필립스)진실과 거짓말, 그리고 개소리에 대해 정의하고 그들이 인류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논의한다. 잠시 오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말씀드리자면 거짓말과 개소리의 미묘한 차이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새해부터 좋지 않은 단어를 듣고 불쾌해 질 수도 있으니. 거짓말은 진실을 아는 사람이 진실과 다른 사실을 말하는 것, 그리고 개소리는 진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무거나 꾸며서 말하는 것이라 말한다. 아래 책에서 인용해 온 구절을 보면 알 수 있다. 1. 거짓말이란 진실이 무엇인지 본인이 안다고 확신해야만 할 수 있다. 개소리는 그런 확신이 전혀 필요치 않다.2. 그래서 프랭크러트는 "진실에 관한 무관..

카테고리 없음 2025.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