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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첫 번째 논문

[논문] 첫 번째 논문 그 스토리

Jeongwon Seo 2022. 8. 10. 23:20

첫 번째 논문은 제가 2019년 여름 지도교수를 바꾸고 바로 시작했어요. 처음에 저희 랩 (CYNICS - Purdue Nuclear Engineering)에 오고나니 교수가 열심히 하면 이번 논문 1저자로 써주겠다 말씀하시더라고요. 이 때는 아는 것도 없고 1저자니 뭐니 이런 것도 몰랐고 수업도 따라가는게 바빳기에 어쨌든 알았다고 말하고 시작하게 되었죠. 거기다가 영어는 말도 서툴렀을 뿐만 아니라 수업 때도 못 알아듣는게 많았으니 제가 무슨 수로 학술지에 논문을 쓰겠습니까? 부끄럽지만 첫번째 논문은 저희 교수가 아이디러 뿐만 아니라 내용도 대부분 다 써주었어요. 시간이 지나서야 왜 교수가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논문에 기여하라고 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제가 추측한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1. 쉽지 않은 논문 작성

먼저 세계 석학들이 보는 글을 작성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죠. 제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 특히 저보다 글을 훨씬 더 많이 읽고 공부하신 분들이 본다는 게 정말 대중들 앞에 나체로 서있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물론 교수가 그 위에 옷을 많이 입혀주었지만 (사실 건물까지도 올려주었음) 그래도 다른이들의 화려한 공식이나 그래프, 결과에 비추어 보면 한없이 초라해 보이는 건 사실이죠. 거기에 논리가 매우 중요한데 어려서부터 책을 별로 안좋아해서 그런지 제 글에는 유독 논리의 비약이나 추상적인 내용이 많더라고요. 영어도 포함해서 여러 부분에서 논문을 쓰는 것 자체가 매우 큰 어려움이었어요. 이런 첫 논문의 기억은 앞으로 제가 혼자 논문을 써야 한다는 두려움을 키웠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걸음마를 떼고 독립적인 연구원으로써의 첫걸음을 하게 해준 소중한 기회였음을 의심할 수가 없습니다.

 

2. 쉽지 않은 논문 제출

논문을 쓰는 것도 쉽지 않지만 논문을 제출하는 것 또한 쉬운 과정이 아니에요. 일단 논문을 제출할 학술지를 선정해야겠죠? 저명한 학술지에 내면 좋겠지만 논문의 내용, 양과 질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가장 내봄직한 학술지를 선정하죠. 그리고 제출하려고 보면 학술지마다 요구하는 것들이 다른데 종종 제 논문을 리뷰해줄 교수들을 고를 수 있거나 절대 내 논문을 봐선 안되는 교수를 제외할 수 있게 해주는 학술지도 있더군요. 논문을 다 썼다고 끝이 아니라 이러한 과정을 다 거쳐서 제출하게 되면 통상 2-3달 정도 후에 논문리뷰 결과가 와요. 논문 수정 후에 받아준다는 곳도 있고, 거절 (리젝)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물론 논문 수정이 똑바로 안되면 마찬가지로 거절하겠죠? 리뷰어들이 조언해주거나 요구한데로 수정을 거치고 최종 수락이 와야 드디어 제 논문이 발간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큰 흐름의 이해

이 첫번째 논문을 시작하기 전에는 지금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박사과정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더더욱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논문을 작성하면서 앞으로의 박사과정에 대한 큰 그림은 어느정도 이해했다고 봐요. 먼저 쓸모없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지만 요구된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수업의 대부분은 당면한 연구주제와 아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가능성이 많기에 쓸모없다고 하지만 저는 어디서나 더 깊게 나아가기 위해선 기본이 중요하다고 믿기에 수업들도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연구를 하며 중요한 발견이 있을 때는 문서화하여 논문을 제출해야하죠. 또한 학회에 참석하여 참석한 패널, 교수, 학생들에게 자신의 기량을 드러내고 상호작용하며 앞으로의 직업에 대해도 탐구해 나가는 것또한 박사과정의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어느정도의 논문 제출과 발표 등으로 수준이 올라가고 스스로 연구를 진행할 준비가 되면 이를 교수들에게 증명하는 테스트 (디펜스)를 마치고 나면 정식으로 박사가 됩니다. 보통 디펜스를 마치면, "O박사 축하해"라는 말을 듣는다는데 우는 사람도 있고 그렇다 하더라고요. 저도 어떤 느낌일지 매우 궁금하긴 하네요.

 

이번 포스팅은 제 논문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논문 작성에 관한 저의 주관적인 생각을 풀었네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논문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을 최대한 쉽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목만 말씀드려야 어떤 내용인지 모르니 다음 포스팅에서 뵙는게 더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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