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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17, 2018년 남쪽 지방 및 제주도

[국내 여행] 전라도 만삭 여행

Jeongwon Seo 2022. 11. 22. 12:04

이번 포스팅은 제가 장성에서 근무하는 (사실 교육) 마지막 날 만삭인 아내가 차를 끌고 저를 데리러 왔는데, 온 김에 전남 지방 (광주, 목포, 진도)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해요. 

 

지금도 먹고 싶은 호두과자(좌), 목포 입성(우)

 

호두과자는 언제 먹어도 맛있더군요. 천안에 그리 오래 (약 12년) 살면서도 호두과자는 주로 선물만 사가고 가게에서 덤으로 주는 따끈한 호두과자만 먹어봤지 잘 사먹진 않았었거든요. 근데 천안에 살지도 않고 갈 일도 별로 없어지면서 더 그 맛이 그리워지는 것 같네요. 잠깐 동안 아재 감성에 한 번 젖어봤습니다. 처음 목적지는 목포, 목포항으로 갔습니다. 목포항 옆에 큰 수산물 센터가 있었는데요. 물고기들 좀 구경하고 밥도 먹을까 했지만 임신한 아내가 생선도 별로 안 좋아하고 전에 후배들이랑 왔던 근사한 맛집(?)이 있어서 거기로 갔습니다. 

 

수산물 센터 앞에서

 

목포 맛집인 서울분식,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양이 매우 푸짐하다.

 

점심을 먹고는 노적봉이라는 작은 언덕을 구경갔는데요. 사람 얼굴 형태를 한 큰 바위 얼굴이 있고, 그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바다 풍경이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근처에 예술공원이라는 잘 꾸며놓은 자그마한 공원도 있었고, 그 안에 또 작은 미술관이 있어서 여유롭게 오후 한때를 아내와 즐길 수 있었네요.

 

노적봉의 큰 바위 얼굴과 아직은 우리 세가족

 

이제 보니 아내와 같이 사진 찍는 걸 참 좋아했었는데 요즘 제 핸드폰이나 아내거나 온통 아이들 사진밖에 없는 게 새삼 정말 부모가 되었구나 또 느끼게 되네요. 노적봉에서 내려와 갓바위라는 곳에 들렀어요. 천염기념물 제 500호라는데, 풍화작용으로 돌에 마치 삿갓을 쓴 사람처럼 새겨져 있다 해서 갓바위라 하네요. 갓바위 주위로 주욱 나무다리가 있어서 산책하기에 참 좋았던 기억이 나요. 

 

갓바위에서의 추억, 산들산들 바닷바람과 산책하기 좋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바다에서 부는 가을바람도 선선하니 기분을 한껏 상쾌하게 해주었던 것 같네요. 갓바위를 뒤로하고는 이제 저녁을 먹어볼까 하고 찾던 중에 야시장이 눈에 띄어서 가보기로 했죠. 저희가 간 곳은 남진 야시장이란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먹을거리도 볼거리도 없어서 팥빙수나 하나 사 먹었네요. 

 

남진야시장, 뭔가 실패한 지역상권의 느낌이랄까 노력한 흔적은 보이는데 사람은 없었다.

 

목포하면 또 분수쇼가 유명하거든요. 음악에 맞춰 나오는 분수도 볼만했고 특히나 아기상어 노래가 나온 게 아주 인상적이었네요. 그리고 주변에 예술가가 붓으로 무언가 그리는 행사(국제수묵비엔날레)가 있길래 거기도 기웃기웃하다가 예술가 다음에 직접 써볼 수 있는 체험이 있길래 끄적끄적거려 봤어요. 한 때 서예를 좀 배웠었는데 영 ㅎㅎ

 

진행자가 물어보길 "어디서 좀 치셨나봐요?"는 농담이다. 


다음 행선지는 진돗개로 유명한 진도인데요. 이름에 섬"도"가 들어가는 그대로 원래는 섬이었는데 지금은 진도대교로 육지와 이어져 있는 곳이죠. 세월호 참사때 팽목항이라 불리던 곳도 바로 진도에 있어요. 진도로 가는 관문은 진도대교입니다. 큰 다리를 넘어가면 바로 옆에 전망대가 있는데요. 꽤  괜찮은 포토존이니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전망대 내부도 볼거리들이 있고 전망대 바로 아래쪽에 이충무공 승전공원이라는 곳도 산책하며 사진 찍기에 좋은 장소예요.

 

진도타워 전망대와 전승공원에 있는 울돌목 관광지

 

다음으론 진도개 테마파크에 갔었는데 산책하기도 좋고 진도개 공연이 있어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함께 있었던 즐거운 공간이었네요. 신비의 바닷길이라는 곳에 가서 건물 안 구경도 하고 바닷길도 산책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어요. 여름은 아니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더 여유롭게 구경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진도항으로 이름이 바뀐 팽목항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진도 여행을 마무리 지었네요. 숙소가 호텔 플랫폼에 잘 나오지 않아서 아쉽게 하루 더 머물며 진도의 밤을 즐기지는 못했지만 즐겁고 의미 있는 여행이었네요.

 

진도에서의 여러 사진들

 

좌우 대립보단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 아닐까... 또 다시 벌어진 이태원 사고에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 더 나아가면 됩니다. 그러니 제발 앞을 보고 나아갑시다.

 

진도 구경을 마치곤 다시 광주로 올라왔어요. 한창 상사화 축제가 진행 중이라 빨간 꽃과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거든요. 상사화의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데 가을에 아주 화사한 빠알간 색으로 자태를 뽐내는 꽃으로 이름에서도 살짝 유추할 수 있듯 사랑에 관한 꽃이에요. 예전에 세속 여인을 사랑한 스님이 있었는데 본인은 스님이라 표현을 못하고 불공을 드리러 온 여인을 바라보다 그리움에 결국 숨을 거두었고 스님의 무덤에 핀 꽃을 두고 상사화라 이름을 지어줬다 하네요. 

 

 

수원으로 돌아가기 전 근처 부대에서 근무하는 오랜 친구를 만났어요. 저희보다 몇 달 일찍 결혼한 친구인데 저희가 러시아 가서 공부하는 동안 이 친구는 벌써 애가 둘이에요. 얼마 전에는 파병도 다녀왔던데 참 멋진 친구입니다. 이번에는 이렇게 전라도 지역인 광주, 목포, 진도를 여행한 이야기를 들려드렸어요. 볼거리도 많고 먹을거리도 많았던 즐거운 여행이었네요. 여러분께도 가을 전라도 여행을 추천드리며 이만 줄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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