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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초한전

Jeongwon Seo 2023. 3. 24. 23:23

이 책을 구입한 건 거의 우연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누군가의 말을 듣고 한계를 뛰어넘는 무언가에 관한 책을 찾다가 발견하게 되었는데 군과 관련되어 있기도 하고 몇 해 전에 손자병법도 한 번 공부해 봤기에 읽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구입을 했어요. 

 

 

 

책 자체는 괜찮은 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대한 균형을 유지하고 편향되지 않도록, 특히 누군가를 의식하고 쓰지 않았다는 것을 어필하듯 한 노력을 자주 볼 수 있고, 책 말미에 있는 저자들의 인터뷰가 이를 뒷받침하죠. 나만 위의 사진에서도 보시다시피 조금 심한 듯한 어그로가 있는 게 저의 눈살을 찌푸리더군요. 저자가 직접 썼는지 아니면 한국의 출판사가 번역본을 내면서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도 "유튜브도 아니고 꼭 저렇게 썼어야만 했나"라는 생각이 멈추질 않네요. 게다가 현대의 손자병법이라는 아주 거만한 말은 책을 읽기 전부터 저자들의 거만함에 경계를 하게 만들더군요.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듯이 살펴본 "초한전"의 면면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책의 인사이트

 

소위 초한이란, 한계라고 불리거나 한계로 이해되는 것들을 초월하는 것을 가리킨다.

저자는 한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제한 내에서 무한을 추구하는, 그러니까 한계를 "뛰어넘는" 전쟁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는 지극히 맞는 말이고 저자들이 제시한 내용은 맞지만 해당 개념이 저자들에 의해 정립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네요. 이 전에도 전염병 걸린 시체를 투석기로 쏘아 올린 사건이라든지 청나라의 역린인 아편전쟁까지 꼭 총포가 아니더라도 전쟁의 수단으로 사용된 것은 굉장히 많았으니까요. 그래도 제한 내에서 무한을 추구해야 한다는 개념은 굉장히 통찰 있고 좋았다고 봅니다. 

 

매우 명백한 것은 어느 국가의 군인도 군사적 영역을 완전히 뛰어넘는 새로운 전쟁에 대해서, 정신적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초한전, 위에도 언급했지만 말 그대도 한계를 뛰어넘는 전쟁을 의미합니다. 이에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에서도 전쟁이라고 불릴만한 사건들이 더욱 빈번히 일어나는 추세인데요. 비대칭전력, 재래식무기 등에 집착만 해야 할 것이 아니라, 군도 금융과 사이버와 같은 민간분야와 긴밀히 협력해야 초한전에 있어 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 외에도, 초국가, 초영역, 초수단조합, 초단계조합 등 우리가 스스로를 한계 지었던 모든 것을 뛰어넘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던 부분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합리가 절약보다 중요하다, ..., 다수 수단으로써 낮은 소모를 추구한다.

결국 승리라는 목적은 정해져 있기에 전쟁은 효율을 극대화하는 쪽에 승리를 가져다줄 확률이 높습니다. 책에서 걸프전의 예를 많이 들었는데요. 걸프전 당시 전쟁의 양상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 군이 참전하여 군 전개작전이었던 "사막의 방패"작전으로부터 각종 최첨단 무기로 40일간 폭격을 쏟아붓고 지상군을 투입한 "사막의 폭풍"작전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승리라고 해도 될 만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무조건 절약하기 보단 첨단무기를 쏟아붓더라도 목표를 합리적으로 달성한 모습은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다른 좋은 구절도 많았지만 더 깊이 알고 싶으신 분들은 책을 직접 읽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고요. 제가 생각하기에 많이 아쉬운 부분도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네요. 첫째로, 언급했다시피 저자들의 거만함이 매우 거슬렸습니다. 현대의 손자병법이라느니, 자신들이 뭐든 다 처음 제시한 것처럼 말하는 투의 어체는 저자들이 중국인이라는 저의 반감과 함께 합쳐져 책을 읽다가도 불만을 토로하기 일쑤였습니다. 저의 짧은 식견으로 이 책은 좋은 개념들을 "상기"시켜주는 책이지 그다지 엄청나게 "새로운" 개념들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라고 느껴졌습니다. 초한전이라는 개념 전에도 총력전이라는 개념도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저자들이 말하는 개념들을 불법적이지만 가장 잘 적용하고 있는 나라가 어딜까요? 제 머릿속에는 중국과 북한 이렇게 두 나라가 떠오르는데... 이런 면에서도 지금 중국이 저지르는 마약 제조 및 밀수, 인신 매매, 개인정보 수집, 국민 통제, 소수민족 탑압 등등의 일들을 정당화하는 내용이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조금 아쉬운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특히 군인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서 나쁠 건 없는 책이라고 보입니다. 왜냐면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의 적들은 (적을 규정하는 것도 더더욱 모호해지겠지만) 이러한 방법을 통해 우리 안보를 위협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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