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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전반기 (코로나 전)

[썰] 노트북 주문했는데 치약이!?

Jeongwon Seo 2021. 7. 30. 08:10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미국에서 겪었던 일 중 나라를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벌써 미국에 온지도 2년 반이 지났네요. 그간 있었던 일들을 조금씩 기록하려해요.

 

발단의 시작

저희 와이프는 핸드폰으로 TV 프로그램을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TV로 보는게 더 좋겠지만 미국에선 TV에선 오직 미국 프로그램만 나오기에 핸드폰으로 보곤 하더라고요. 와이프 생일도 곧 다가오고 지금까지 절 따라다닌다고 고생도 많이 해서 큰 맘먹고 원하는 노트북을 사주기로 했죠. 터치도 되고 키보드 있는 부분이랑 모니터 있는 부분이 분리되서 테블릿처럼 쓸 수 있는걸 말하더군요. 어쨌든 사준다고 말하고는 알아봤습니다. 그러다가 샘즈클럽이라는 코스크코랑 조금은 비슷한 곳에서 사기로 결정하고 온라인으로 결제를 진행했습니다

 

노트북이 왜 이렇게 가벼워?

 

주문하고 도착까지도 이상하게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조금 이상하긴 했어요. 그리고 누군가 집 문을 노크하길래 나간다고 소리치고 바로 달려나갔는데 그새를 못참고 배달원 가버렸네요. 그래놓고는 사람이 없어서 메모만 놓고 간다 하네요. 와이프 생일 전에 받고 싶어서 추적한 끝네 월그린이라는 약국에 맡겨놨으니 찾아가라 하더군요.


첫째를 데리고 월그린에 가서 택배를 찾았는데 이상하게 택배가 너무나 가볍더라고요. 근데 웃긴 건 처음엔 이게 이상하다기 보다는 이렇게나 가벼운 노트북을 만들 수 있다는 기술에 발전에 놀랐죠. 택배도 찾았겠다 한달음에 와이프에게 달려갔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와이프에게 얘기했죠. 노트북이 왔는데 정말 완전 가볍다고요. 

 

떨리는 마음으로 택배상자를 열어봤는데 거기에는 노트북 대신 치약 4개가 있더군요. 뭐 나름 좋은 치약이었어요. 숯 그림도 그려져 있고, 상자도 고급지고...

지금 찾아보니 약 15달러 (17000원)  정도 하네요... 80만원 짜리 노트북을 시켰는데...

 

노트북 말고 치약이 왔다고!

 

어쩌겠습니까 사람이 실수도 할 수도 있지. 다만 실망스러워 하는 아내에게 조금 미안하긴 했죠. 그래서 샘즈 클럽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어떤 인도 여자분이 받더군요. 딱 들어도 인도 억양이 너무나도 강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상담원들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대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상담원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요즘엔 한국에서도 많은 이슈들이 있잖아요. 어쨌든 상담원에게는 막 욕하고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중에 하나입니다만 이날은 좀 예외였던 것 같아요. 억양 때문에 알아듣기 힘든 건 둘째 치더라도, 제가 컴퓨터 대신 치약이 왔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근데 이 사람이 그러는거에요. "그래서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순간 진짜 욕이 나올 뻔했습니다.

정말 꾹꾹 화를 눌러참고 되물었죠. "당신이 만약 나라면 어떻게 하겠니? 지금 컴퓨터 대신 치약이 왔는데?" 그러니 그제서야 컴퓨터가 어디 있는지 배송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아봐주겠다 하더군요. 정말 진심으로 화가 났습니다. 그 후로도 정말 답답하게 굴더라고요. 환불을 해주던가 다시 보내주던가 해야 하는데 자기네 잘못은 아니라는 둥 어쩌구저쩌구. 너무 화가나서 폭발해 버렸습니다. 

당장 매니저든 뭐든 문제 해결할 수 있는 사람 부르라고 했죠. 그제서야 힘좀 쓴다는 사람이 전화를 받은 거 같더군요. 과장 아주 쪼금 보태서, 와이프 생일날 컴퓨터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치약이 오고 지금 상담원은 문제 해결을 위해 도와줄 의향이 전혀 없어보인다. 나는 바쁜 사람이라 이렇게 전화기 붙잡고 있는 시간도 아깝다 (별로 안바빴지만) 등등 갖은 핑계를 다 댔습니다. 

 

결말

결말부터 말씀드리자면 결국은 해피 엔딩입니다. 매니저라는 사람은 노트북 가격의 10퍼센트를 돌려준다하고 제가 받은 치약도 가지라 하더군요. 노트북은 일주일 뒤에 집으로 왔고, 한 번 써본 와이프가 너무 무겁다고 해서 탭을 사주기로 하고 노트북은 환불 처리했습니다. 

 

미국은 세계 1위 강대국에 맞지 않게 여러 서비스들의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네요. 그래도 뭔가 해결해 줄 때는 쿨하긴 해요. 막 그냥 가져! 이런 식이거든요. 아마존 물건 반품 할 때도 그렇고 이것저것 그런 경험이 꾀나 있는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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