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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일상] 평범한 우리 부부의 대화 2

Jeongwon Seo 2022. 12. 13. 00:20

배경설명

현재 우리 부부는 미국에서 살고 있고 1년 뒤에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예정이다. 이미 미국 사는 집에도 짐이 너무 많아서 캐리어로는 당연히 부족하고 택배 상자도 많이 보내야 할 예정. 택배 상자 하나 보내는데 가격은 약 20만원 정도라고 함. 최근 달러 강세로 한국에서의 송금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상태임. 

 

사건의 발달

평화로운 아침

아내: 여보 일로와바, 애들 감기 때문에 콧물 많이 흘리잖아. 이거 코세척하는거 사면 좋을거 같은데.
랩장: 뭐 사지마 그런거 산다고 안좋아져. 
아내: 아냐 엄청 좋아진대 그리고 이런거 안하면 나중에 중이염 같은 큰병걸린대.
랩장: 누가 그래, 그게 말이나 돼? 옛날사람들은 이런거 없이도 잘 살았고 우리 몸이 그렇게 사소한 물건 없이 큰일 나게끔 디자인 되어 있질 않는데... 여튼 사고 싶으면 사도 되는데 이 물건으로 나한테 피해오는 일 없게해. 정리 똑바로 해서 나한테 보이지도 말고 신경쓰이게 하지마.
아내: ...


결국 월마트 가서 사옴, 낮에 사무실 가 있는 동안 애들한테 사용해 본 것 같음. 내가 삐져있기 때문에 사무실에 있는 동안 연락 두절. 이미 산걸 어쩌겠냐 생각하며 집에 들어오고 난 뒤...

 

아내: 기분은 좀 풀렸어?

랩장: 응. 나아졌어. 

아내: 애들이 코 세척하니까 훌쩍거리지도 않고 좋잖아. 가격도 안비싸.

랩장: 알겠어. 이미 샀는데 어떻게. 잘 써야지 뭐.

 

일이 터짐

내가 사무실 가 있는 동안 애들은 낮잠을 거하게 잠. 원래는 7시 조금 넘으면 자러 들어가지만 낮잠을 자면 보통 밤 9-10시 쯤 들어감. 자기 전 밤 10시경, 첫째를 붙잡고 코세척 시키려고 씨름하는 아내.

아내: 너 셋 셀동안 안하면 혼낼거야
하은: 아빠, #&%(@ 으어엉, 아빠~~

결국 내가 들어감

랩장: 하은아 아빠가 잡아줄테니 할래?

하은: 훌쩍, 으아앙~ 무서워 무서워. 아빠가 없어졌어요.

이미 아내는 깊은 빡침 모드. 그 후로도 여러차례 시도했으나 하은이가 안한다 해서 화가 머리 끝까지 뻐친 상태.

아내: 너 코세척도 안하니까 감기약도 안줘. 안아프니까 세척을 안하지!
하은: 으아앙~~

아내가 둘째 보러 간 사이에 내가 감기 약 줌 (애기들 감기약은 달달한 시럽 형태로 애들이 좋아함). 첫째는 결국 코세척은 안하고 약 먹고 실컷 울어서 지친 상태로 잠에 듬.

하...그러게 왜 돈 내고 물건을 사서 그 고생을 하는지... 내 분명 사지 말라 했거늘... 전날(토요일) 내내 애들 반찬에 우리 찌게 준비하고 설거지도 다 해놓고 애들도 열심히 봐줬는데 오늘 보니 먹을 빕도 하나 안해놓고... 나도 진심 화가 났지만 아내에게는 한마디도 안함. 지금 글을 쓰는 다음 날도 아무 말도 안했고, 꾿꾿이 참고 이렇게 글쓰고 있음. 글을 쓰는데 참을 "인"을 새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새삼 느낌.

 

결론

요즘 정말 애 셋을 키우고 있다는 생각이 듬. 대한민국 남편들 홧팅!

 

이미 멘탈은 저세상 가출, 울어 멍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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