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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생활/3년차

[우크라이나 여행] 비자를 찾아서 (하)

Jeongwon Seo 2022. 4. 23. 05:42

안녕하세요. 지난번 비자여행 포스팅에 이은 두 번째 포스팅이에요. 지난 번에는 비자 신청까지만 하고 다시 러시아로 돌아왔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다시 가서 비자를 다시 발급 받아서 러시아에 다시 오는 과정을 담으려 해요. 참고로 제가 우크라이나를 갔을 당시는 2016년 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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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를 타고 우린 다시 키예프로 왔어요. 일단 키예프에 온 목적인 비자부터 처리하기 위해 일단 병원에 가서 에이즈 검사증을 받았고 이제는 익숙해진 아주 다행인 러시아 대사관으로 갔죠. 대사관에서 비자 관련 업무를 먼저 보았는데 긴급 발급은 꽤나 가격이 있었기에 천천히 기다리면서 발급 받기로 결정했죠. 어차피 아내랑 같이 왔기 때문에 차라리 긴급 비자 비용으로 여행을 다니며 즐겁게 지내기로 했죠. 그리하여 전부 일을 잘 처리했고 한결 가뿐해진 마음으로 피자를 먹으러 갔는데, 이상하게도 저랑 아내는 러시아보단 우크라이나에서 먹는 피자가 더 맛있더군요. 우크라이나에 벌써 여러번 왔는데도 오면 항상 피자부터 한판 먹고 시작하는 것 같아요.

같은 도미도 피자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먹는게 더 맛있다?

저는 "푸자타 하타"라는 우크라이나 식 스탈로바야(부페식 식당)도 굉장히 좋아했어요. 전쟁 때문에 지금은 다 옛날 말이 되어 버렸지만요. 식사를 마치고 리비우에 가기 위해 기차역에 갔는데 여권이 없으면 기차를 탈 수 없다는 말에 (여권은 대사관에서 비자 발급으로 맡겨논 상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어요. 다행히도 기차역 바로 앞에 버스를 탈 수 있는 곳도 있어서 번거롭지 않게 버스 터미널로 가서 버스표를 구입하곤 먹거리를 사서 숙소에 돌아왔어요. 

 

리비우 가는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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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주인에게 어디 갈 만한 곳이 없냐고 물어보니 식물원을 추천해 주더라고요. 제가 개인적으로 식물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여러번 방문하며 조금 친해진 숙소 주인이 추천해 주었기에 아침에 가벼운 산책도 할 겸 식물원으로 향했죠.

친해진 숙소 (MagicBus) 주인, 살아 계시길 바란다
키이우의 국립 식물원

식물원에 들어갈 때는 특별한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산책을 좀 하다 보니 작은 돔 모양의 동물원을 발견해서 들어가 봤어요. 역시나 입장료가 있었지만 비싸지 않았고요, 내부는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입장료에 비해 정말 흥미로운 동물이 많았어요. 동심으로 돌아간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랄까. 특히 거북이나 열대 지방에서나 볼 법한 동물들도 꽤나 있었는데 식물보단 확실히 동물들 보는게 흥미로운 것 같네요.

이구아나... 겠지?

동물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서 정처없이 걷다가 한국 정원이라는 곳을 발견했는데요. 이렇게나 먼 나라에 우리나라 이름을 가진 정원이 있다는 게 너무나도 신기했고, 그 근처에서 어떤 부부가 웨딩 사진을 찍고 있는 진귀한 광경도 목격 할 수 있었죠. K-자부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네요. 가까이 가보니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교류를 기념하여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으로부터 장인들과 재료를 날라서 지으라고 한 사실이 써 있었어요.

20년 우정이 30년이 되었는데... 잘 지키길
한국 지도 모양의 화단

기대치도 않았던 즐거운 산책에 만족하며 숙소에 돌아갔고, 저녁에는 시간에 맞춰 버스를 타고 리비우로 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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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일찍 리비우에 도착했기 때문에 숙소로 바로 갈 수는 없었고 배고 고팠기에 일단 식당을 찾아 들어갔어요. 저희랑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는지 아니면 기차역 근처라서 그랬는지 사람들이 꽤 많더군요. 다행히 저희가 시킨 음식이 바로 나왔는데 음식의 온기처럼 주인이 마음씨가 좋은 사람이었나봐요. 별거 시키지도 않고 앉아있는 사람도 많았는데 아무 말 안하더라고요. 밤새 버스를 타고 와서 그런지 숙소 체크인을 마치고는 피곤해서 낮잠을 충분히 자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어요. 물가도 싼데 음식도 맛있어서 우크라이나에선 정말 먹을 것 걱정없이 부자가 된 듯 지낼 수 있어서 좋아요.

비싸 보여도 우크라이나에선 쫄 필요가 없다
이렇게 시키면 약 6-7천원이 나온다 ㄷㄷ

따뜻하고 배부르게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하고 나니 도시가 더욱 멋져보였어요. 리비우는 우크라이나어로 사람들이 대화하는데 분위기는 정말 유럽 같아요. 러시아와 비슷하면서도 사람들의 표정도 뭔가 밝고 러시아에서 찾기 힘든 것들이 우크라이나에선 흔한 경우가 많고 특히 리비우에선 감성 느껴지는 건물들과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경험 할 수 있어요. 거리의 야경 사진 투척할게요.

리비우의 갬성 밤거리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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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도 리비우에 비자 핑계로 왔었지만 이렇게 좋은 곳인지 모르고 일정을 빡빡하게 잡아서 많이 둘러보지 못했었거든요. 그래서 요번에는 전에 못봤던 건물들, 여행지들을 샅샅이 보기로 했어요. 사실 어디어디 갔는지 이름은 잘 생각나지가 않고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몇장 남길게요.

옛 성터
공동묘지 앞 광장, 남의 나라라도 묘지 앞에선 깝치지 않는 거라 배웠다
리비우 박물관
예쁜 묘지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 우리는 숙소를 향해 걸어가다 중간에 아주 우크라이나 전통 분위기가 많이 나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어요. 식사 후에는 언제 또 올지도 모르는 리비우의 밤을 만끽하며 친한 사람들 줄 기념품들을 많이 샀는데, 언제 또 활기가 가득 채워진 리비우를 갈 수 있을까요? 빨리 전쟁이 끝나길 다시 한 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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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키이우로 다시 돌아가기 전 리비우의 명소들을 조금 더 둘러보았어요. 특히 지난번 밤에 봐서 잘 보지 못했던 멋진 성당과 그리고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공원을 가진 리비우 대학과 근처 등을 다시 가보았는데 밤이랑 낮은 같은 장소의 건물이라 하더라도 분위기가 많이 다르더라고요.

멋진 리비우의 성당

근처에 열린 지역 장터에도 가보았는데 여타 농업 국가처럼 우크라이나도 식료품에 비해 공산품은 조금 비싼 편이에요. 

아이들을 데리고 장에 나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우리들의 부모님들도 이렇게 장에 나와서 물건을 사오지 않았나 싶어요.

활기찬 지역 장터

키예프에 돌아와서 이번 여행의 끝판왕인 비자를 받을 수 있었어요. 비자 문제로 강제 추방 당하면 어떻게 하나 많이 불안했었는데 비자가 붙어서 나온 여권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더군요. 사실 정말 별거 아닌거 같은데도 뭔가 어려운 임무를 수행한 것 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이제 여정을 마무리 하려던 그 때, 흥미로운 광고를 보았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과 함께 다루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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