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나누는 사람

모두에게 더 넓고 더 깊은 세상을 향해

도서 탐톡/역사와 교육

[도서 리뷰] 하버드 스타일

Jeongwon Seo 2023. 5. 26. 21:24

 

이번에 읽었던 책은 제가 교회에서 나눔으로 받아온 책이에요. 하버드에 직접가서 2년간 하버드 재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적은 책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책이 상당히 하버드 대학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모르는 세상을 탐구하기에는 가볍게 읽기에 괜찮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점심 시간에 글을 쓰고 있는데 써서 두서가 조금 없을 수 있어요~ 


품질관리도 중요하지만 상표관리도 중요하다. 오늘날 우리가 '하버드'하면 떠올리는 그 모든 이미지는 사실 이런 철저한 관리를 통해 만들어지고 지켜지는 것이다.

 

책을 보면서 저는 제가 졸업한 육군사관학교를 자주 떠올렸던 것 같아요. 육사는 과연 상표관리를 잘 하고 있는 것일까요? 주변을 봐도 뉴스를 봐도 관리를 하는 것 같진 않죠. 일례로 많은 사설 학원들이 "사관학교"라는 이름을 무분별하게 쓰고 있는 것도 조금은 막아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사관학교는 한자어로 장교를 육성하는 기관이라는 뜻인데, 뭔가 "빡세게 공부시킨다"는 의미로 사관학교를 쓰는 게 별로 옳은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그리고 뉴스에서는 군 중심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사관학교 출신의 군인들이 정치에 휘둘려 이랬다 저랬다 하는 모습은 사관학교라는 이미지에도 어울리지 않고 신뢰를 주는 모습도 아니라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인 안타까움을 여기에 풀어봤습니다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본 책에서는 하버드가 얼마나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서 얼마나 부단한 노력을 하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본인의 뿌리가 외부에서 왜곡되거나 무분별하게 사용된다면 기분이 그다지 좋진 않겠죠? 

 

박사과정 학생들은 Ph.D.가 영원한 뇌손상(Permanent head damage)의 약자라고 농담한다. 

 

제가 박사과정 중이라서 그런지 본문에서는 몇줄 되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재미있게 읽었던 구절이에요. 하버드도 대학원생은 매한 똑같구나 싶으면서도 어서 박사과정도 마무리 해야 겠구나하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하게되었습니다. 요즘은 교수랑 조금 서먹해져서 더욱 졸업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지네요. 그냥 한 번 웃고 넘어가자는 거지 저의 박사생활은 나름 괜찮던데요. 혹시 대학원을 생각하시는 분께 저의 글이 오해를 불러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살짝 아쉬운 건 지도교수가 거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석사야 대충 다 졸업시켜 준다 하지만 박사의 경우 지도교수와 맞지 않으면 조금 힘든 생활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꼭 하고 싶은 분야의 공부가 있고 교수님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아보고 진로를 결정하시길 바래요. 

 

부모들이 하버드에 와서 함께 수업을 듣는 일이 종종 있다.
부모들은 강의실에 앉아 자녀와 함께 강의를 듣고 간다. 

 

이런 점도 하버드의 큰 장점이라 생각되네요. 하버드에 자녀를 보낸 부모는 자녀가 얼마나 자랑스러울까요. 물론 대학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함께 대학에 와서 수업도 다녀보고 교정도 함께 걷고 평소에 즐겨먹는 것들로 식사도 하면 정말 좋은 추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본 책에 따르면 하버드에서는 일정이 정말 빠듯해서 학생들은 몸이 두개여도 모자랄 것 같은 스케쥴을 소화해 낸다고 하는데, 저도 하루 쯤은 따라다녀 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또 육사 생각이 나서 죄송한데, 육사에서도 더 많은 학교 개방 행사를 하면 어떤가 싶네요. 일반 대학과 다른 특수목적(장교 양성)대학으로써 퍼레이드와 같은 멋지고 웅장한 행사 외에도 수업도 일부 개방하고 군사훈련도 함께 체험해 보는 것도 인생 경험이 더 많은 부모님들에게 피드백도 받을 수 있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많아 보이거든요. 

 

영어로 말하고 듣는 것은 글쓰기에 비하면 그래도 쉬웠다.

 

정말 너무나도 공감이 되는 게, 어느 정도 영어로 대충 대화가 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교수가 논문을 쓰라고 하니 너무 막막하더라고요. 제 첫 논문은 교수가 서론과 결론, 심지어 백그라운드까지 많이 도와주어서 거의 데이터만 채워넣었거든요. 이제 두 번째 논문을 써야하는데 코로나 기간에 교수가 주제를 주고는 써오라고 하더군요. 정말 거의 일주일 동안 워드 프로그램에서 깜빡이는 커서를 보다가 조금 썼다가 지웠다가를 수없이 반복한 것 같아요. 지금은 정해진 주제가 있으면 틈틈히 좋은 문장들을 찾아서 수집하거나 생각나는 것들을 바로바로 적어놓는 편이에요. 영어로 작문이 힘든 이유는 정말 영어로 하고 싶은 말을 바꾸는 게 어려운 것도 있지만 저에게는 그것보다도 한국어로조차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할 수 없기에 영어로 무언가 쓴다는 건 아주 힘든 일이었죠. 요즘은 챗GPT와 Bard 등 번역을 도와 줄 많은 도구들이 있기에 자신만의 논리를 구성하는 연습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네요. 물론 이런 도구들이 쓰는 것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작문에도 자신의 스타일이 있고 아직 논리부분은 조금 발전이 더 필요한 것 같더라고요. 


전체적으로 230페이지가 조금 안되는 짧은 책에 미국 최고의 대학생활을 간접체험 할 수 있는 부담없는 책이라 생각이 됩니다. 다만 전부 사실일지도 모르겠지만 책의 전반부 및 중반부를 아우러 책의 80-90퍼센트는 하버드 교육에 대해 긍정적으로 편향된 글이라 생각이 되네요. 제가 퍼듀에 와서 실망을 적잖게 했었던 것이 하버드를 과소평가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지만요. 그래도 책의 후반부에 나온 대학생들의 시위와 졸업 소회는 그래도 책을 끝까지 읽은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기에 중간에 책이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생각되면 꼭 후반부라도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