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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생활/1년차

[러시아 여행]시베리아 횡단열차 2부 (+바이칼, 이르쿠츠크)

Jeongwon Seo 2021. 9. 17. 21:50

 

4일간의 (옴스크 하루 포함하면 5일) 여정 끝에 드디어 이르쿠츠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 12월 31일에 출발하여 2015년 1월 5일에 도착했네요. 참 큰 나라에요. 우리나라는 한 바퀴는 돌아도 하루가 안걸릴거 같은데. 각설하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르쿠츠크라는 도시 여행과 바이칼 주변 여행에 대해서 다뤄볼까해요. 

 

이르쿠츠크 시내여행

 

러시아는 그다지 역사가 긴 나라는 아니에요. 길다 짧다는 뭐 상대적인거니까요. 한국인한테는 한참 멀었죠. 아래는 좀 괜찮게 얼은 호수 근처에서 (바이칼은 아직 아님) 찍은 사진이에요. 그 밑에는 흔한 러시아의 동상1 앞에서 다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마 새해에 와서 그런지 여기저기 볼거리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러시아의 자랑 눈과 얼음! 얼음으로 조각한 것들이 참 많았어요. 아래는 2015년 새해를 기리는 얼음 조각상 앞에서 남정네들끼리 찍은 사진과 2015년 기념 주화를 만들어 보겠다고 망치질 하는 사진이네요. 그리고 망치 주인인 러시아 버전의 산타도 있네요. 러시아어로는 제드 마로스, 강추위 할아버지라 부르지만 이분은 그냥 산타 같네요. 

시내에서 이것저것 해보고 밥도 먹고 그러니 어둑어둑 해지더라구요. 아무래도 러시아는 해가 짧아서 하루가 더 짧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밥도 먹었으니 또 산책을 해야겠죠. 러시아인들은 산책을 엄청나게 좋아하고 산책하다라는 동사도 정말 많은 뜻을 갖고 있답니다. 그냥 산책이라고만 해석하면 안된다는 사족을 또 달고 말았네요. 여튼 식후 산책을 하던 중 저희 숙소 근처에 있는 얼음 공원을 발견해서 들러봤습니다. 

저녁 늦게까지 놀다가 집에 와서는 따땃한 물로 씻고 잤습니다. 생각보다 긴 하루 였네요. 이젠 바이칼 호수를 보러 갈 차례입니다.

 

바이칼 호수 (1)

 

바이칼 호수 근처에 개썰매를 탈 수 있는 곳이 있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개썰매랑 그 스키장에서 사람 구조하거나 할 때 쓰는 바이크 같은거 아시죠. 그거 타러 갔어요. 뭐 직접보는게 낫겠죠?

위에 보이는게 개썰매인데 6마리 정도가 썰매를 끌어요. 근데 개들이 하나같이 다 깽깽 말라있는데 좀 불쌍하긴 하더라고요. 또 제가 한 덩치 하다보니 좀 더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당시 러시아는 물가가 한국에 비해서 상당히 저렴했어요. 그렇게 비싸지 않았던 것 같은데 꽤 오래탔습니다. 여전히 개들한테 미안했지만요. 개썰매를 타고는 스노우모빌이랄까요 그걸 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개썰매보다 스노우모빌이 훨씬 좋았던 것 같네요. 속도감, 가격, 시간 여러 측면에서요. 다만 그래도 개썰매를 한 번 타보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분은 하셔도 좋습니다. 나쁜 경험은 아니었어요. 아무데서나 할 수 있는 경험도 아니니까요. 

자, 탈 건 다 탔고 바이칼 호수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행인분이 사진을 찍어주셔서 호수를 배경으로 한 컷 했습니다.

다들 미남미녀지만 초상권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한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래는 우리 타이완 친구인데, 뭐 얘는 그냥 얼굴 보여도 상관없겠죠? 그리고 산책중에 뭔가 고소한 냄새가 나길래 봤는데 상인분들이 거리에서 무슨 물고기를 굽고 있었어요. 물고기 이름은 오믈이라 부르는데 바이칼 호수에서만 사는 물고기라네요. 한 마리에 2000원 좀 안되었고, 몇 마리 사서 나눠먹었습니다. 길거리에서 사는 음식이라 그냥 막 장갑끼고 먹었는데 나중에 생선 비릿내가 아주 장갑에 엄청 배겨서 빨아도 안없어지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네요. 아래 사진을 투척하면서 1월 6일의 여행도 마무리 짓고 7일로 넘어갑니다. 

 

바이칼 호수 (2)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박물관 구경은 좀 해야겠죠? 바이칼 호수를 주제로 한 박물관이 있어서 다같이 산뜻하게 들렀습니다. 바이칼의 특별한 생태계에 대한 설명이 주로 있었고요. 아직 러시아어를 잘 못했던 시기라서 설명은 대부분 못알아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다행히 영어로 설명이 나오는 구간은 같이 간 동생이 영어를 무척 잘해서 통역을 통해 들을수가 있었답니다. 아우 외국어는 정말 어려운 거 같아요. 아래 사진 하나 찰칵!

 

바이칼 호수를 보면서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탈 수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끝내줍니다. 제 인생 경험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들거 같네요. 아래처럼 인생샷도 남기고 

타이완 친구는 워낙 그 나라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처음 타본다네요. 겨우겨우 조금 가르치긴 했는데 엄청 헤메더라고요.

이날 스키, 보드 탄 경험이 너무 좋아서 다음 날도 하루 더 탔어요. 타이완 친구는 전날 탔던게 너무 힘들었던지 알아서 시내 산책한다고 하길래 보내줬습니다. 사진으로는 살짝 별로긴한데 풍경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스키를 탄 뒤에는 이르쿠츠크의 마지막 밤을 기리기 위해 숙소 주인장의 추천을 받아 한 음식점에 갔습니다. 여행을 오기전에 공금을 모았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그렇게 경비가 크지 않아서 많이 남았더라고요. 그래서 좀 근사한 식당으로 갔습니다. 분위기도 좋았고요. 식당에서의 투샷을 남기며 이번 여행도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참고로 돌아올 땐 비행기를 탔어요 :)

 

소감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여행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횡단열차도 너무나 즐거웠고, 꽝꽝 얼은 바이칼 호수를 보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얼지 않은 호수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었고, 개썰매, 스키장도 정말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경험도 아니었고요. 벌써 6년도 더 지났는데 생생히 기억이 나네요. 여러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비슷한 경로의 여행을 추천드리며 이번 포스팅도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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