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나누는 사람

모두에게 더 넓고 더 깊은 세상을 향해

나의 인생 경험/경험

내가 겪은 나라들의 교육들

Jeongwon Seo 2021. 6. 13. 06:10

안녕하세요 이번 시간에는 제가 그 동안 다녔던 그리고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들의 교육과정에 대해서 다뤄볼까 합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한국에서 국민학교와 초중고를 나왔습니다. 원래는 국민학교였는데 제가 2학년 때인가 3학년 때인가 초등학교로 바뀌었어요. 고등학교 땐 공부를 못해서 남들 3년 할때 저는 기숙학원에서 1년을 더 공부해서 고등학교는 4년 했죠. 육군사관학교 4년,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대 3년 (예비학부 1년 포함), 그리고 현재 3년차 미국 퍼듀대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가볍고 흥미로운 주제들로만 이번 시간 같이 이야기 해보도록 할게요.

왼쪽 위: 육군사관학교, 왼쪽 아래: 미국 퍼듀대학교, 오른쪽: 모스크바 국립대

1. 육군사관학교 (응용화학과)

저는 고등학교 졸업 후 재수를 1년 했는데요. 그 후에는 운이 좋게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래서 일반 대학 생활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그래도 제 경험을 조금 공유하고자 합니다. 육사는 장교를 배출하는 곳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전공 과목들을 배우고 자신의 전공에서도 더 깊은 분야를 연구하는 일반 대학의 교육과정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첫 째, 살인적인 과목 수. 보통의 일반 대학은 120~150 학점이면 졸업을 한다고 하지만 육사에서 제가 이수한 교과과목 이수 학점만 총 150 학점입니다. 교과과목만 이라니? 그 외에 하기 군사훈련, 일반학기에 내무 생활을 평가받는 훈육학점 등을 더하면 거의 200 학점에 육박합니다. 왜 제가 악몽을 육사 다시 입학하는 꿈을 꾸는지 아시겠죠? 둘 째, 과목의 깊이. 육사에서는 여러 과목을 두루 가르치죠. 장교가 되면 폭넓은 지식으로 지휘를 하라나 뭐라나. 그래서 문과 이과 상관없이 육사에 입학하면 역사, 철학, 미적분, 기계공학 등등 여러 공통과목들을 배우게 됩니다. 실제로 저는 이런 점이 좋았어요. 누군가와 이야기 할 때, 기본 소양도 없으면 대화 자체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넓게 배웠던 기초 지식 들이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셋 째, 두 개의 전공. 육사를 나온다면 누구든 군사학 전공을 가지게 되고요. 또 하나 생도 생활 중에 선택한 토목, 화학, 영문학 등의 일반 전공을 가지게 됩니다. 군사학 전공은 거저 주는게 아닌데요. 여러 군사과목들, 예를 들어 전쟁사, 무기공학 등을 배워야 하고 여름방학의 일부분은 하기군사훈련이라고 해서 6주에서 8주간 병기본 훈련, 소부대 전투기술 등을 배웁니다. 쉽지 않죠. 육사에서 제 일반학 전공은 응용화학이고요. 전공과목으로는 무기화학, 유기화학, 생화학 등을 배웠고 특이하게도 군사화학이 한 과목 있었네요. 자, 한줄로 육사 교육과정을 정리하자면요. 수업이 정말 많다. 군사학도 배워야하고 여름에 훈련도 가야한다. 심신의 극한 단련으로 캡틴 코리아가 될 수 있다. 요렇게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더 자세한 육사 생도생활이 궁금하시다면 김세진 님이 쓴 "나를 외치다"라는 책을 권장드립니다.

2. 모스크바 국립대 (핵물리학)

육사를 졸업하고 약 3년 뒤에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공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러시아 입학은 생각보다 쉬운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치는 입학과정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드릴게요. 먼저 러시아어를 잘 못한다면 예비학부를 입학합니다. 예비학부는 1년 과정이며, 말 그대로 예비학부이기 때문에 딱히 전공이나 학부 또는 초중고 성적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가지고 오라고는 하는데요. 가지고 가기만 하면 됩니다. 예비학부가 끝날 무렵 예비학부 졸업시험을 보고요, 합격을 하면 본학부에 들어갈 자격을 갖추게 됩니다. 그리고 본학부에서 본인이 희망하는 학과의 입학시험을 치를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교육과정을 살펴볼까요? 러시아에서 제가 받았던 교육은 보통 강의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예비학부는 물론이고 대학원까지도 수업이 정말 많았어요. 수업은 1시간 35분 씩 하는데 이를 빠라라고 합니다. 한국으로 치면 2시간에 해당되죠. 약 2학점. 그런 수업을 석사 첫학기에는 10과목 정도 들었고요. 그 다음 두 학기도 8-9과목 정도를 들었습니다. 정말 많죠. 그리고 마지막 학기에는 5과목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중간고사는 없는 과목이 대부분이고요 기말고사는 교수와 일대일 대면 시험을 원칙으로 합니다. 시험 전에 예상문제를 뽑아주고요. 시험 당일에 예상문제 중 하나를 임의로 뽑아서 그 자리에서 준비할 시간을 조금 갖고 교수 옆에 앉아서 본인이 푼 문제를 설명하고 교수가 하는 질문에 답변하는 식으로 시험이 진행됩니다. 석사를 졸업하기 위해는 세 가지를 통과해야 하는데요. 일단 연구와 일반학점 이수. 다음으로 국가시험, 마지막은 논문 방어입니다. 국가시험은 전공 공통과목 중에서 문제가 출제되고요 모든 시험과 마찬가지로 준비만 잘하면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논문 방어도 우리가 흔히 아는 논문 방어와 비슷한데요. 차이점은 지도교수가 먼저 학생 소개를 해주는데, 그 때 자신과 어떤 분야를 어떻게 공부를 해왔으며 얼마만큼의 진척이 있었다는 일반적인 소개 뒤에 그래서 몇점을 주면 될거 같다라는 말을 논문 방어 때 와있는 교수들한테 이야기 하는데요. 이 점수가 곧 자신의 논문 방어 점수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모스크바 국립대에 대해서 조금 얘기해 볼까요? 러시아의 대부분의 공립대와 같이 모스크브 국립대학교도 자국민에게는 무료로 교육을 제공하기에 학교에 돈이 없습니다. 외국인을 받아야 돈이 되죠. 돈이 별로 없다보니 여러 기회가 적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단점만 있는 건 아닌데요. 제 경우에는 제가 원하는 연구분야를 이야기 하니 교수가 흔쾌히 그 분야를 연구하자고 했습니다. 보통은 교수가 하는 연구를 학생이 옆에서 따라가고 보조해주는 게 대부분 이거든요. 교수도 월급이 매우 적은 편이라 정말 학문에 열망이 있는 사람들만 교수가 됩니다. 그런 모습도 참 본받을 게 많았고요. 정리하자면 입학은 수월하다. 수업이 정말 많다. 학교에 돈은 적지만 그래도 학문을 탐구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요렇게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미국 퍼듀대학교 (핵공학)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 과정은 러시아보다는 많이 복잡한데요. 일단 토플과 GRE 등의 영어 성적을 준비해주셔야 하고요. 3명의 추천인으로부터 추천서를 받아야하고, 추천인은 보통 대학 다닐때의 지도교수님께 많이 부탁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육사 지도교수, 러시아에서의 지도교수, 그리고 제가 근무하던 연구소의 소장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지원하는 대학마다 자기소개서 등을 써야합니다. 물론 영어로 써야하고요. 아무래도 잘 써야겠죠? 지원하는 학교마다 접수 기간이 상이하고 원하는 서류도 다르기에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아요. 보통은 12월에서 2월 사이에 접수가 마무리가 되며 4월 쯤 합격 또는 불합격 통지를 받게 됩니다. 그렇게 하고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비자 받는 것도 러시아 때 받았던 거에 비하면 좀 까다롭습니다. 방문 목적 등 잘 대답하지 못하면 보류를 받거나 거절을 당할 수도 있는데요. 그러기에 세심하고 꼼꼼하게 준비하는게 좋습니다. 제가 다니는 퍼듀 대학, 핵공학과에서는 졸업하기 위해 코스웍이라고 부르는 수업 48학점 연구 42학점, 자격 시험, 그리고 논문 방어를 통과해야 졸업을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잘 하고 졸업하는 듯 합니다. 일단 미국의 최대 장점은 학교에 돈이 많다는 거예요. 자국민에 비해선 조금 제한되지만 장학금을 받을 기회도 많고요. 인턴쉽이나 기업에 채용될 기회 또한 많습니다. 각종 소프트웨어도 학교에서 지급이 되고 대학원 생은 사무실과 사무실에서 쓸 수 있는 데스크탑 컴퓨터도 받게 됩니다. 여러 연구 시설들과 관련 인프라가 정말 잘 구축되어 있어서 각종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죠. 수업이 적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데 숙제나 프로젝트 등은 괘나 해야 할 양이 많고, 박사과정 중이라면 교수가 하는 연구를 따라가고 새로운 무언가 발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아직 제가 박사과정을 끝마친게 아니라서 이 정도를 느낀 것 같네요. 그래서 한 줄평. 입학도 힘들고 졸업도 힘들다. 최신 인프라에서 쾌적한 학업과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자 오늘은 이렇게 제가 다녔던 그리고 다니고 있는 학교들에 대해서 조금 알아봤는데요.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 등으로 언제든 물어보셔도 좋고요, 다음은 위탁교육 선발 기에 관해서 써볼까 합니다. 다음에 뵐게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