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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생활/2년차

[러시아생활] 친동생과 러시아에서 한 달 살기 (하)

Jeongwon Seo 2022. 9. 5. 08:33

아내는 한국에 잠시 귀국을 해서 시간 보내고 오기로 했고요. 이제 집에 동생과 저 이렇게 둘만 남았네요. 약 2-3주 기간동안 오랜만에 형제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아내가 있을 때 보지 못했던 모스크바 이곳 저곳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그 중에 기억남는 일들과 상트 빼째르부르크에 놀러 갔던 내용을 위주로 포스팅 할까해요. 


모스크바에서 상트 빼재르부르크에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기차로 가더라도 쌉싼이라는 한국의 KTX를 타고 3-4시간 만에 갈 수도 있고 밤기차를 타고 8-10시간 갈 수도 있죠. 그 외에도 당시에 "블라블라카"라는 어플을 이용해서 카풀을 이용할 수도 있고요, 비행기도 있긴해요. 동생이 소치에서 모스크바로 왔을때 기차여행을 좋아한 탓에 저희는 밤기차를 이용해서 가기로 결정했어요. 기차여행에 빠질 수 없는 패스트푸드와 맥주는 어느새 러시아 생활의 "국룰"이 되었지만요.

 

기차에서 먹는 패스트푸드와 맥주, 기가 맥힌다.
식당칸에 가서 뽀드카 한잔 더! 크, 분위기에 한번 더 취한다!

 

상트 빼째르부르크에 가서는 이것저것 보여주려고 노력을 좀 했는데요. 가문의 내력인지 예술적 감각이라고는 저보다도 더 없는 동생이었을 줄은 몰랐네요.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라고 러시아인들이 주장하는 박물관 중 하나가 상트 빼째르부르크에 있는데요. 이름하야 에르미타쥐. 한 작품 당 몇초씩만 감상해도 하루 이상은 걸린다고들 하는데, 동생 표를 사주고 한국의 김성주 아나운서가 작품 설명을 녹음했다는 녹음기를 돈내고 빌려서 들려서 보냈는데, 다시 동생을 만날때까지 한 30분 정도 걸린거 같아요. 

 

러시아의 자랑, 에르미타쥐 박물관

 

그 뒤로 피의 성당도 둘러보고 뭐 이것저것(죄송합니다 저도 예술감각이 별로 없고, 이름도 잘 못외워서 뭐가 웅장한것 같았는데...)봤네요. 사진으로 보실게요.

 

여기 건물 정말 괜찮은데 이름을 모르겠다.
여긴 피의 성당, 개인적으로 모스크바의 바실리 성당보다 더 멋진 것 같다.

 

상트 빼째르부르크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모스크바에서 남은 기간을 지냈는데요. 너무 추운 날은 낮에는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저녀거리를 사서 스테이크에 맥주 마시면서 게임 하는게 정말 즐거웠네요. 그리고 하루는 같이 서커스를 보러갔는데요. 러시아에서는 아직도 서커스가 유명하더라고요. 티켓도 당시 가격으로 가장 저렴한 자리는 한 사람에 12000원 정도 했던 것 같고요. 1시간 20분 공연, 20분 쉬는 시간, 다시 1시간 20분 이렇게 총 3시간 공연하는 것 치고는 상당히 저렴하죠? 요즘 한국은 영화관에서 영화보는 것도 만원이 넘는다는데. 

 

서커스 장에온 형제(좌), 오른쪽에 곰은 등장할 때 걸어오길래 사람이 곰의 탈을 쓴 줄로만 알았는데 진짜 곰일줄이야. (우)

 

짜리찌노라는 곳에도 갔는데요. 이 곳은 모스크바에 당일치기나 단기간 오시는 분들은 잘 안보시고 가는 곳중에 하나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곳이에요. 이런게 유럽에 있었으면 입구부터 입장료 많이 받았을텐데, 실내 박물관 이외에는 공짜로 개방되어 있고 관리도 굉장히 잘되어 있어요. 날이 좋을때 오면 큰 분수가 있는 공원에 산책하기도 좋고 예카테리나 2세의 명으로 지어진 궁전도 있는데 매우 화려하고 내부 박물관도 볼게 많아요.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는데 뭐 저랑은 상관 없죠? 동생은 짜리찌노 근처 길거리에 파는 샤오르마를 하나 먹고 싶다 해서 사줬는데 굉장히 좋아하더군요. 하지만 러시아에 처음 왔을때 러시아 선생님이 했던 말이 길거리에서 샤오르마 사먹지 말라고, 그 안에 무슨 고기를 쓰는지 모르겠다고 했거든요. 근데 맛은 확실히 좋아요.

 

짜리찌노의 궁전과 샤오르마. 개인적으로도 샤워크림만 뺀다면 맛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동생은 이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네요. 유학도 마치고 왔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취직도 해야하고 취직을 하면 결혼도 해야하고 할게 많은 사람이기에 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공항에서 배웅을 해주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로 이렇게 오랜 기간 같이 지내본적도 없고 앞으로도 이렇게 지낼 날이 없을 것 같은데, 정말 천운으로 동생과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던 것 같네요. 저희 아이들도 사이좋게 지내서 작은아빠와 아빠처럼 나중까지도 좋은 사이 유지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럼 오늘도 저의 조악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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