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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세계인류보고서 2022 - 메타 사피엔즈가 온다

Jeongwon Seo 2022. 12. 24. 03:33

"세계적인 미래연구기구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2022 대전망!"
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근거가 부족한 공상과학 수준에 지나지 않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관점만을 주로 이야기하기에 객관적이지 못하고
무언가 이 책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기에는 많이 미흡한 책이다.

 

지금까지 과학관련 서적은 제가 항상 과학을 넘어선 통찰을 보여주곤 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표지는 아주 화려하고 매력이 있는 이 책은 추천하기에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먼저 책의 키워드를 소개해 드리고, 제가 생각하는 아쉬운 점들, 그 후에 장점을 말씀 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6가지 키워드

  1. 우주 산업: 강대국들은 우주에 있는 아주 값비싼 자원들을 가져오기 위해 경주를 마다않고 있죠. 앞으로도 이러한 경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 분명하고, 우리도 나름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힘써야 할 것 입니다.
  2. 생활 속 로봇: 서빙을 해주는 로봇 뿐만아니라 우리가 상상 속에서만 그려오던 로봇이 실생활에 깊이 침투할 것으로 예상되네요. 물론 로봇이 해주는 일이 많다고 우리가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로봇이 주는 편리함을 누리기 위해선 어떤 것들이 가능한지 사람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찾아보는 노력도 반드시 수반되어야겠죠?
  3. AI 메타버스: 아직까지 메타버스에 관해서 논하는 건 많이 이르다고 보여지네요.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유명가수가 콘서트를 열고 하는 것은 매우 획기적이라고 보지만 금방 메타버스를 우리 삶에서 온전히 누리는 것보단, 저희 집 인터넷 속도부터 고치는게 우선시 되야 할 것 같은데 어찌보시나요?
  4. 생명공학: 인류가 영생을 목표로 하는 한, 사이보그나 휴머노이드 등의 여러 생체관련 기계들이 세상에 나올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과학의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마냥 저지하기 보단 이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제를 민첩하게 재정하고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보입니다.
  5. 기후 위기: 저는 개인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해서는 아주 둔감한 편입니다. 물론 중국처럼 사람이 숨도 못쉬고 살 정도라면 정말 잘못된 것 같지만, 해수면이 몇센치 상승한다고 사람들이 죽는 건 아니거든요. 우리는 아직 지구의 역치를 잘 모릅니다만 지구가 멸망할 것처럼 여기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6. 기업 ESG: 이 개념이야 말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가장 큰 뜬구름이 아닌가 싶네요. 처음에는 ESG가 대세고 평가 항목이 늘고 있고 주절주절 하지만 결국 그런 평가보다도 기업자체의 인식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맺는... 그리고 이 책의 부제에서도 언급하는 "메타 사피엔즈"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그냥 이런 개념이 있다 정도만 알면 좋을 것 같네요.

 

책의 아쉬운 점

어려운 용어들이 사용이 먼저되고 나중에 설명이 되거나 설명이 누락된 것들이 종종 있었어요. 저도 모르는 단어들 때문에 인터넷을 찾느라 읽는데 집중이 잘 되진 않더군요. 

 

책은 여러 미래의 가능성들을 보여주기만 하고 그러한 모습들이 일관되지가 않아요. 뭔가 다 해결해 줄 것 처럼 말하지만 환경오염은 해결이 안되는 점, 탈중앙화와 탈도시화를 이야기 하면서도 강력한 중앙정부(예를 들면 중국)의 예시는 등한시 하는 등 여러면에서 책이 한권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묶어 놓은 듯(실제로 그럴수도)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네요. 따라서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찾기보단 단순히 앞으로의 세상을 예측해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 한 것들을 나열한, 어떻게 보면 상상력 좋은 영화감독이 과학자들의 자문을 받아 만든 영화 내용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전반적으로 참고문헌이 누락되어 있어 근거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한편으로는 부족한 근거 때문인지 균형집힌 시각이 부족하다고 느꼈는데요. 특히나 인공지능으로 탈소수집중화를 피할 수 있다고 보았지만 지금까지의 개발 과정만 보더라도 가진 사람에게 인공지능이든 최첨단 과학이 집중 될 수 밖에 없는데요. 근거없는 희망과 참고문헌의 부재는 이 책의 정말 커다란 단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에서 생각해 볼 것

그럼에도 책을 보면 꽤나 생각해 볼거리들은 많은데요. 먼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인간이 존엄하다는 이야기는 우리 스스로를 근거 없는 최면에 빠뜨린 건 아닐까 싶네요. 과연 AI도 인류가 존엄하다고 이야기 해줄지 다른 동물들과는 다를바 없다고 이야기 할지가 궁금하네요. 인간 개개인으로 놓고 보면 욕심 많고 게으르기에 심지어 기계인 자신보다도 존엄하지 못하다고 이야기 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역설적이게도 어쩌면 인류는 자신이 만든 기계로 인해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허울을 내려놓고 자기자신을 돌아봐야 할 시기가 오지 않았나 싶네요.

요즘 저희집 인터넷이 정말 느린데요. 과연 이러한 모습을 보고 우리가 머지 않은 미래에 자동화된 기계들을 마음껏 사용하리라 생각하는게 맞을까요? 저는 오히려 AI 시대에는 더욱 세련되게 자동화된 장비들은 더욱 자본이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집중될 것이라 보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러한 AI권력은 계층별로 사람을 재편하고, 권력을 독점한 사람들은 각 계층에 맞는 제한적인 자유만을 허락해 주리라 보는데, 제가 너무 비관론적인가요? 인류가 지금까지 지구에 살아오며 기술이 발달한다고 서민층을 포함한 모두에게 편안한 삶을 보장한적이 있었나요? 이 부분도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할 듯 싶네요.

 

정치에 관해서는 정치의 목적에 맞는 목적함수 또는 손실함수를 잘 세운다면 충분히 인간과 기계가 함께 정책을 짜는 것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특히나 거짓뉴스와 통계조작 등의 선동을 구별하는데 유용하게 쓰였으면 정말 좋겠네요.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해야 하는 매체들이 신뢰를 잃고 편향된 주장만하고 있는 경우가 많이 보이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며 느꼈지만 판결이 너무 감정적인 것에 이끌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드라마라 잘 포장을 해놓았지만 제 눈에는 그렇게 탐탁치는 않더라고요. 여튼 법률이든 정치든 나라를 이끌어 가는 동력원에는 객관성이 잘 보장되도록 인간과 AI가 함께 힘을 합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물론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 나온다 하더라도 이러한 분야는 권력 자체를 쥐고 있기에 AI에게 권력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아주 오랜 시간이나 큰 관대함을 요구하긴 하겠죠.


무엇보다도 2022년에 이 책을 다 읽고 리뷰도 썼다는게 가장 기쁘네요. 여러분도 한해를 잘 마무리 하시길 바라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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