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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탐톡/경제 및 사회

[도서 리뷰] 돈의 심리학

Jeongwon Seo 2024. 2. 6. 05:00

 

우리 모두는 돈을 벌고 싶죠. 하지만 돈이라는 것은 항상 사람과 상호작용하기에 사람의 불안정하고 임의적인 심리만큼이나 예측 불가능하게 그 가치를 달리하곤 합니다. 따라서 저는 돈에 관련된, 경제학과 같은, 학문을 자연과학 또는 공학이라고 생각하기 보단 심리학 또는 조금 더 넓게 보면 인문학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인문학에서 추구하는 "통찰"을 얻기 위해 필요한 노력, 혹은 돈을 벌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피해야 할 인간심리에 대해 이 책은 다루고 있습니다. 책에는 제가 공감하는 내용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고, 제가 간과했던 부분들도 짚어주었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사회 초년생 혹은 이것저것 투자해보았는데 결과가 잘 안좋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리라 봅니다. 저자는 책을 20장으로 나누어 가르침을 주고자 하였는데요. 저는 이 책에서 제가 좋았던 부분들을 저의 경험과 함께 요약해서 남겨보려 합니다.


제 책이 많은 한국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서 좋습니다. 돈은 우리 모두에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줍니다만, 거기에는 공통된 수많은 함정과 특징들이 있죠. 우리는 서로에게서 이러한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 저자, 모건 하우절

아무도 미치지 않았다

미쳤다고 피같은 돈을 생판 모르는 남에게 투자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한정된 지식과 자원으로 모든 걸 판단하죠. 제가 개인적으로 주식을 선호하는 것도 제 경험 안에서 비추어 보았을 때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 중 투자를 하고 계신분들이 있다면 마찬가지이겠죠. 시계열(Time-series)을 처리하는 기계학습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집니다. 우리가 학습시키는 기계들 또한 최신정보에 더욱 민감하죠. 그렇다고 최신정보들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닙니다. 최신정보들로 편향된 학습이 이루어진 어떤 이들은 시대의 행운에 많은 돈을 벌기도 하지만, 다른 이들은 재산을 탕진하곤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정보를 더 습득해야 합니다. 활성화 되지 않았던 뇌의 부분들을 활성화 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 종합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겠죠. 그리고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이 모든 것들 중 상당 부분을 여러분의 행운 또는 악운이 차지한다는 사실을 말이죠. 

 

만족과 기다림을 알아야 한다

누구나 부러워 할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특히 소셜미디어에선 말이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의 부도 상당 부분 운이 가져다 주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제가 공부하는 확률에는 큰수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확률적 표본(샘플)을 더 많이 수집할수록 그 표본의 평균이 실제의 평균과 가까워진다는 이야기인데요. 우리에게 시간이 마치 표본과 같습니다. 주식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장수하는 어느 주식이든 20년 전의 가격을 보세요. 아니면 미국 기업들의 가치를 대변하는 S&P 지수는 어떻고요. 주변에서 코인 또는 주식으로 돈을 엄청 많이 벌었다는 경우는 아주 작은 확률을 대변할 뿐입니다. 100퍼센트 성공하는 공식이 알고 싶다고요?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저축하세요. 그리고 기다리세요. 무조건 이길 수 있습니다. 

 

돈은 자기자신을 찾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멋진 차, 근사한 집은 돈이 줄 수 있는 부분적인 특히나 물질적인 혜택입니다. 어떤 물건이 여러분에게 지속적인 행복감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제 경험상, 어떤 물건, 혹은 입상 경험, 박사 학위 취득 등 남들이 부럽다고 할 만한 것들에는 지속적인 행복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푸른 하늘, 평화로운 일상, 가족과의 여행, 아이들의 자는 모습 등은 언제 생각해도 저를 행복하게 하죠. 돈은 행복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닙니다. 돈과 행복은 비례할 것 같지만 실상은 어느정도까지의 돈이 행복을 보장해주고 그 이후로는 행복을 저해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마음에 드는 그래프를 (화질은 좀 저질입니다만) 가져와 봤습니다. 

가로축은 돈(또는 월급)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 세로축은 행복감 혹은 만족도로 보시면 좋을 거 같네요. 추세(트렌드)를 보시면 평균적으로 돈과 함께 행복감이 증가하다가 어느순간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죠. 보라색 부분은 행복감의 범위로, 행복이 확률적으로 어디엔가 속할 수 있다고 나타내어 줍니다. 

 

안전마진을 세워라

사실, 우리 모두는 주식이든 뭐든 돈 버는 방법은 알고 있습니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거죠. 이렇게 쉬운 걸 왜 못할까요. 주식을 실제로 해보면 아시겠지만, 내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가장 팔고 싶을 때가 언제일 것 같나요. 아이러니하게도 하락장입니다. 지금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주식을 오를 땐, 천장을 뚫을테니 기다리고 있었죠. 돈이 있었으면 더 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2024년 2월 5일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오르긴 커녕 지지부진 한 게 사실입니다. 요즘 조카들도 오고 한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를 사느라 쓴돈이 많아서 현금이 조금 더 필요한데, 테슬라 주식에 "팔기" 버튼이 어찌나 매혹적이던지요. 안전마진이 없다면 더더욱 "싸게 사고 비싸게 파는" 전략을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안전마진이 확고하다면, 저자의 말대로 "일이 잘 풀릴 땐 겸손하고, 일이 잘못되었을 땐 용서와 연민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의 말미에는 저자가 저자의 자녀들에게 쓰는 금융조언이 있습니다. 사실 자녀에게 쓰는 편지의 형식을 빌렸지만 이 책이 요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도 아주 인상깊었던, 저도 저희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요.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책의 한 구절을 소개해 드리고 마칠까합니다.

 

네 부모인 우리는 열심히 일해서 너를 지원하고 기회의 문을 열어줄 것이다. 하지만 너를 응석받이로 키우지는 않을 것이다. 야박하게 굴겠다는 게 아니다. 1달러가 얼마나 귀한지 경험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1달러의 가치를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원하는 걸 모두 가질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필요와 욕망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야 계획을 세우고, 저축을 하고, 이미 가진 것을 귀하게 여길 수 있는 법이다. 비참해지지 않으면서도 검소하게 살 수 있는 기술은 인생을 살하가는 데 꼭 필요한 능력이다. 이는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할 인생의 길흉화복 앞에서 아주 유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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